[사설] 의사 참여 저조한 집단 휴진, 정부와 대화할 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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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궐기대회 통해 27일부터 무기한 휴진
집단행동 멈추고 의료 개혁 머리 맞대라

대한의사협회(의협) 주도로 개원의와 일부 의대 교수들이 집단휴진에 나선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열린 전국 의사 총궐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의협) 주도로 개원의와 일부 의대 교수들이 집단휴진에 나선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열린 전국 의사 총궐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환자들의 고통 호소에도 불구하고 결국 의사들이 거리로 나섰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18일 집단 휴진을 강행했다. 대학병원 교수들 역시 동참 의지를 밝혔지만, 다행히 대대적 휴진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대학병원들이 응급실 위주의 응급의료체계는 유지하고 있는 데다 동네 병원의 휴진 동참도 미미한 수준에 머문 데 따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의협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한 총궐기대회를 통해 강경한 대정부 투쟁을 결의했다. 대학병원 교수의 무기한 휴진도 확산 조짐을 보이는 등 불씨는 여전하다. 이에 대해 정부 역시 법적 조치 등 강경한 대응에 나서고 있어 의정 갈등의 출구는 보이지 않는다.

18일 의협의 집단 휴진 강행에도 의료 현장에서 큰 혼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전국적으로 개원의 휴진 신고는 4%, 부산은 3.3%에 불과했다. 이날 휴진 신고 없이 오전에만 진료하고 오후에 문을 닫은 ‘꼼수 휴진’을 감안해도 부산의 경우 휴진이 10% 정도로 추산된다. 대학병원 교수들도 동참 의사를 밝혔지만 대대적 휴진 사태는 없었다. 일부 동네병원에서는 발길을 돌리는 환자들도 눈에 띄었지만 의료 ‘셧다운’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일부 동네에서 ‘오픈런’이 발생하는 등 환자 불편이 이어졌고 중증환자를 중심으로 상황이 더 악화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확산했다.

이날 의협의 집단 휴진을 계기로 의사들의 집단행동 동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당초 예상과 달리 개원의 집단 휴진 참여율이 저조했던 것이다. 2020년 공공의대 설립과 의대 정원 증원에 반대해 32.8%가 휴진했던 당시와도 비교된다. 의료계 내부에서도 ‘국민 생명보다 의사 증원 반대가 더 중요하냐’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18일 의협이 집단 휴진을 강행하고 나서자 환자단체와 온라인 맘카페 등을 중심으로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네티즌들은 ‘아프면 대체 어느 병원에 가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휴진 병원 리스트를 공유하며 불매운동 움직임도 일었다.

의협의 총궐기대회를 기점으로 의정 갈등도 분기점을 맞았다. 그동안 고통 속에서 버텨온 환자들은 사태가 일단락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심정이다. 그러나 의협은 총궐기대회에서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들어가겠다며 투쟁 강도를 높였다. 서울의대를 중심으로 대학병원 교수들의 무기한 휴진 동참도 확산할 움직임이다. 문제는 갈수록 국민적 공감대가 떨어지고 의사 내부 동력도 약화하는 상황에서 강경 투쟁으로 얻을 게 뭐냐는 것이다. 국민들은 그동안 정부와 의료계 입장을 충분히 들었다. 이제라도 집단행동을 거두고 정부와 의료 발전 방안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의사 집단의 강경 투쟁을 지켜보는 국민들 분노도 언제 폭발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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