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 양식업계, 전기요금 폭탄에 '휘청’…농사용 전기요금 2년간 52.7%↑
2022~2023년 5차례 전기요금 인상 여파
3년간 육상 양식장 42곳 폐업…경영난 가중
"양식업 전체 도산 위기…특례할인 도입해야"
국내 한 전복 양식장(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부산일보DB
임미애 국회의원실 제공
수산 양식업계가 최근 2년간 다섯 차례 전기요금 인상 파동을 겪으며 급격한 경영난에 휩싸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비례대표)이 수산협동조합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양식장에서 주로 사용하는 농사용(을) 전기요금이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52.7% 올랐다. 2022년 4·10월, 지난해 1·5·11월 등 총 5차례 요금이 인상된 것이다. 실제 kWh(킬로와트시)당 18.8원 올라 산업용 등 다른 계약 용도별 전기요금 인상률 대비 10%포인트(P)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산업용(갑) Ⅰ·Ⅱ의 전기요금 인상률은 각각 43.8%, 42.8%, 일반용(갑)Ⅰ은 36.2%였다.
이에 따라 주로 24시간 해수 펌프를 가동하는 등 전력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제주도 내 양식장의 전기요금 합계는 2021년 288억 원에서 2022년 323억 원으로 약 35억원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591억 원으로 전년 대비 83%(267억 원) 올랐다. 평균 전기요금 단가는 2021년 kWh당 46.9원에서 2022년 51.6원, 2023년 94.4원으로 급상승했다.
임미애 국회의원. 임미애 의원실 제공
임미애 국회의원실 제공
더불어 제주도와 전남 완도군 내 41곳의 육상양식어가를 대상으로 최근 3년간 경영비 등을 조사한 결과,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경영비 항목은 전기료였다. 전기료는 56.7%, 인건비는 31.7%, 종묘·사료비는 20.3% 증가했다.
이들 양식어가는 해당 기간 연평균 수익도 급감했다. 2021년 7809만 원 흑자에서 2022년 -325만 원, 지난해 -8546만 원으로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경영난에 빠졌다.
실제 최근 3년간 전국에서 총 42곳의 육상 양식장이 문을 닫았으며, 전기료가 오른 2022년과 지난해에는 37곳이 폐업한 것으로 추정됐다. 통계청의 어류양식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육상 양식장(육상수조식양식 경영체) 수는 2019년 656개에서 2020년 675개로 19개 늘었다가 2021년 670개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후 2022년 643개, 지난해 633개로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임미애 의원은 “통계청 자료는 신설 육상 양식장 등을 빼고 단순 증감만을 본 것으로, 통계에 잡히지 않는 비공식 폐업 사례를 감안하면 양식업 전체가 도산 위기에 내몰리는 상황”이라면서 “도축장, 미곡종합처리장, 천일염 생산시설 등 국가 중요 기간산업에 부여되는 전기요금 특례 대책을 양식장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