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경험·공간으로 도시 경쟁력 키우자”
목욕탕 잡지 낸 싸이트브랜딩 목지수 대표
싸이트브랜딩 목지수 대표가 부산 온천에 대해서 설명하며 온천을 관광자원으로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찬 기자 chan@
“부산을 대표하는 관광자원이라는 관점으로 온천에 접근해야 합니다.”
부산의 도시브랜딩 기업 싸이트브랜딩 목지수(49) 대표의 말이다. 목 대표는 지역 이야기가 지역 경제를 다시 일으키는 ‘로컬의 시대’에 맞춰 온천이 부산의 새로운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부산 온천이 가진 유구한 역사는 이미 수많은 이야기를 축적해왔다”면서 “이를 과거로만 박제해 둘 게 아니라 새로운 방식으로 엮어 보이면 관광을 넘어 도시 경쟁력으로도 키워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목 대표는 부산 온천이 차별적인 경쟁력을 지닌 자원임에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일례로 동래 온천은 국내에서 수질은 물론 역사·문화적으로 손꼽히는 온천이다. 전국적으로 희귀한 대도시 속 온천이라는 강점도 있다.
목 대표는 “시대 변화에 따라 음식점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공간에서 미식을 경험하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온천도 색다르고 다양한 공간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온천에 익숙지 않은 세대들의 관심을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온천에도 새로운 브랜딩이 필요하다”며 “그동안 중장년·노년층에 맞춰진 공간 운영이나 시설을 나눠서 2030 젊은 세대의 취향이나 접근성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젊은 층이 찾게 되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문화와 상권도 발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온천을 단지 목욕 개념으로 국한시키거나 접근하면 안 된다는 의견도 내놨다. 목 대표는 “요즘 젊은 층은 피부와 미용 건강 등 ‘웰니스’에 관심이 많다. 온천수가 가진 효능과 효과를 미용 측면에서 조금 더 세련되게 전달하고, 방문객의 시간을 점유할 수 있는 경험과 공간을 확충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일본은 목욕탕과 온천을 확연히 다르게 인식한다”며 “온천에서는 숙박과 맛있는 요리를 경험하고, 그곳에서만 살 수 있는 기념품을 고르고 산책을 한다. 온천을 관광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콘텐츠가 많이 준비돼 있다”고 설명했다.
목 대표는 2018년 싸이트브랜딩을 창업해 작년 10월에는 전국 최초로 목욕탕 전문 잡지 ‘집앞목욕탕’을 선보였다. 지난달에는 동래 온천을 주제로 한 특집호를 발간했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