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방치 ‘창원짚트랙’ 언제 정상화하나?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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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m 높이서 1.4km 최장 해상 활강
코로나 여파에도 약 9만 명 인기몰이
60대 사고 이후 운영 중단 벌써 2년
공유재산 사용 기간 종료 후 행정 절차

경남 창원시 진해구 창원짚트랙 전경. 창원시 제공 경남 창원시 진해구 창원짚트랙 전경. 창원시 제공

경남 창원시 대표 관광 상품이던 ‘창원짚트랙’이 운영을 중단한 지 꼬박 2년째다. 개장 당시 국내 해상 최장 거리 활강이라며 인기몰이하던 시설이 인명사고 이후 지속 방치되며 녹슬어 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창원시에 따르면 진해구 진해해양공원 한쪽에 자리 잡은 ‘창원짚트랙’이 2022년 7월 말 문을 닫은 후 여태 정상화 궤도에 들지 못하고 있다.

집트랙은 진해 음지도에서 건너편 소쿠리섬까지 줄에 매달려 1.4km 바다를 건너간 뒤 제트보트를 타고 다시 돌아오는 레저스포츠 관광 상품이다. 높이 99.598m인 출발타워에서 높이 15m인 도착타워까지 시속 80km로 빠르게 내려간다.

민간사업자인 (주)창원짚트랙에서 122억 원을 투자해 집트랙을 만든 뒤 출발·도착타워 등을 시에 기부채납하고 해당 시설을 20년간 사용하면서 운영 수익을 챙기는 구조로 사업이 추진됐다. 다만 5년마다 공유재산 사용 허가를 확보해야 하는 단서 조항을 달았다.

코로나 발생 직전인 2019년 10월 개장한 창원짚트랙은 △첫해 1만 360명 △2020년 3만 5039명 △2021년 3만 562명 △2022년(7월) 1만 3269명이 이용했다. 시는 운영상 애로를 돕고자 사용료 감면과 경제성 분석 용역 등 행정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코로나 여파에도 약 9만 명의 관광객이 찾으면서 선방하는 듯했으나 예상치 못한 악재를 만나면서 결국 멈춰 서게 됐다.

2022년 7월 29일 한 60대 탑승객이 집트랙을 타다가 안전 시설물인 견인 고리에 부딪혀 머리를 크게 다쳤고 급히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지만, 하반신이 마비돼 영구 장애를 입었다. 바로 그다음 날부터 운영을 중단한 창원짚트랙은 지금까지도 문을 못 열고 있다.

창원짚트랙 탑승 모습. 창원시 제공 창원짚트랙 탑승 모습. 창원시 제공

시에서 민간사업자에게 운영 정상화를 독촉하고 있지만 사실상 ‘허공의 메아리’일 뿐이다. 시는 사고 이후 같은 해 10월부터 거의 매달 등기우편을 보내 집트랙 정상 관리·운영을 요구하고 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담당 직원들은 민간사업자 대표에게 전화 연락을 취해도 받지 않으며, 주소지 자택으로 직접 찾아가도 일절 만날 수가 없었다고 한다. 시 관계자는 “앞으로 집트랙을 어떻게 해야 하고 어떤 지원이 필요하고 하는 문제가 아니라, 아예 대표자와 논의 자체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저희도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이맘때 시는 원활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시 협약서에 따라 법률적 검토를 거쳐 행정절차를 밟을 것이라 공언했지만 아직 별다른 진척이 없다. 잠정적으로 오는 10월까지는 뾰족한 대안 없이 답장 없는 등기를 매월 부치는 게 다다. 현 상황을 유지하다가 민간사업자의 공유재산(집트랙 시설) 사용 기한 5년을 채워 사용허가취소 등 불필요한 이중 소송은 피하겠다는 판단이다.

시 관계자는 “공유재산 사용 기한이 종료되더라도 사용권을 놓고 법적 분쟁이 예상된다”면서 “우선 공유재산 사용권이 정리된 뒤 관련 소송이 끝나고 실제 계약해지가 되면 구체적인 정상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다시 민간에 위탁하는 방법과 공공에서 직접 운영하는 방법 등 어느 게 좋을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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