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교대 통합 앞두고 두 상권 ‘희비’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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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 통합 3000여 명 이동
연제캠퍼스 인근 상인들 기대감
부산대 앞 상권 침체 심화 우려
금정구청·시의회도 대책 고심

부산 금정구 부산대 앞 상권 점포 곳곳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 부산대 앞 상권은 부산 대표 상권 중 공실률이 가장 높은데, 부산대와 부산교대 통합으로 교직원과 학생 3000여 명이 연제캠퍼스로 옮겨갈 예정이라 시름이 더 깊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 금정구 부산대 앞 상권 점포 곳곳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 부산대 앞 상권은 부산 대표 상권 중 공실률이 가장 높은데, 부산대와 부산교대 통합으로 교직원과 학생 3000여 명이 연제캠퍼스로 옮겨갈 예정이라 시름이 더 깊다. 정종회 기자 jjh@

통합 부산대 출범을 앞두고 지역 상권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부산대에서 학생 교직원 등 3000여 명이 이동, 연제캠퍼스로 바뀌는 부산교대 인근 상인들은 상권 활성화를 기대하는 반면 학생 유출 등이 예상되는 부산대 인근 상권(부산일보 7월 2일 자 3면 보도)에서는 침체를 우려한다.

17일 부산대 등에 따르면 부산대와 부산교대 통합으로 학생과 교직원 3000여 명이 금정구 부산대에서 연제구 부산교대로 이동할 예정이다. 2027년 3월 문을 열 예정인 부산대 연제캠퍼스(현 부산교대)로 이전을 계획 중인 시설은 부산대 교육대학원, 교육특화총괄본부, 사범대 부설 교육연수원, 평생교육원이다.

부산대와 부산교대가 통합되는 만큼 교육 기능은 연제캠퍼스에 집중된다. 현재 평생교육원에 수강생 1800여 명, 교육대학원엔 학생 1109명이 재학 중이어서 2027년엔 3월에 3000명 안팎이 연제캠퍼스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두 캠퍼스 상권의 희비도 엇갈린다. 부산교대 인근 상인들은 벌써 기대감을 드러낸다. 이 일대는 그동안 빌딩 임대 부진에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침체 분위기였다. 하지만 연제캠퍼스 이전으로 유동 인구가 증가하면 분위기가 반전되지 않겠느냐는 게 상인들 예상이다. 부산교대 3번 출구 앞에서 15년째 토스트 가게를 운영하는 전명진(56) 씨는 “학생들을 상대하는 업종이다 보니 기대가 큰 게 사실”이라며 “주변 식당들도 많은 기대를 하는 등 상권 전체가 연제캠퍼스 이전에 목을 매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부산대 앞 상인들은 침체일로를 걷는 상권이 더 쇠퇴하는 건 아닐지 우려한다. 올해 1분기 기준 부산대 앞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25.6%을 기록, 부산에서 가장 높다. 실제 부산대 인근에서는 ‘임대’ 현수막을 내건 상가가 상당하다.

부산대 인근에서 24년간 원룸을 운영한 장전원룸협회 김재효 간사는 “이전에는 원룸을 내놓으면 새 학기엔 3일 이내로 방이 나갔는데 요즘엔 방이 빠지기까지 1달 정도 걸린다”며 “교육대학원마저 떠난다는 소식에 인근 상인들의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부산대가 지역 상생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부산대는 대학은 교육기관이기에 상권 활성화 방안을 마련할 까닭이 없다는 입장이다. 부산대 관계자는 “대학은 상권 활성화 주체가 아닌 만큼 구청에서 대책을 마련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정구청도 여러 상권 활성화 대책을 내놨지만 큰 성과를 못 봤다. 금정구청 일자리경제과 관계자는 “금정구청은 상권 활성화를 위해 단기 환경 개선 위주 사업을 진행해 왔으나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그마저도 활성화 사업 기간이 끝나면 다시 원상태로 되돌아가곤 했기에 이번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부산대 앞 상권 활기를 되찾을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부산시의회는 두 대학 통합으로 금정구 인구 감소와 상권 붕괴라는 문제를 미리 진단하고, 해결책을 적극적으로 찾아달라고 부산시에 촉구했다. 이준호(금정2) 시의원은 지난달 제321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두 대학 통합으로 발전을 도모하는 방향은 긍정적이지만, 금정구를 중심으로 지역 경제에 예상되는 문제에도 적극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며 “부산대와 부산교대 통합이 교육부 소관 사업이고 두 대학 간 진행되는 사업이라는 이유로 부산시가 한 걸음 뒤에서 바라봐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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