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가수 등용문 ‘대학가요제’ 12년 만에 부산서 부활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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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0일 ‘해운대 대학가요제’
예선 거쳐 13개 팀 창작곡 경연
강변가요제 전통도 함께 계승

2024 해운대 대학가요제 포스터. 대학가요제 조직위원회 제공 2024 해운대 대학가요제 포스터. 대학가요제 조직위원회 제공

‘대학가요제’가 12년 만에 부산에서 부활한다. 1970~1980년대 전국 대학생들의 가수 등용문이었던 대학가요제의 명맥을 잇고 최근의 오디션 위주 상업적 신인 등용 방식을 탈피해 순수 창작곡 경연장을 다시 마련하겠다는 취지를 담아 출발한다. 과거 또 다른 신인 발굴 무대였던 강변가요제 전통도 함께 담는다.

부산 해운대구청과 대학가요제 조직위원회는 다음 달 10일 오후 7시, 해운대해수욕장 특설무대에서 ‘2024 해운대 대학가요제’가 열린다고 17일 밝혔다. 새로 부활하는 대학가요제는 2002년, 2012년 각각 폐지된 강변가요제와 대학가요제를 통합하는 형식으로 출발, 매년 서울 여의도 한강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열린다.

우선 이번 행사는 1970~1980년대 주요 가수 등용문이던 대학가요제 뒤를 잇겠다고 표방하고 있다. 최근에는 오디션 위주의 상업적 방식으로 신인을 발굴하는 추세인데 이를 벗어나 대학생들의 순수 창작 열정을 북돋워 신인을 찾는 무대를 다시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해운대 대학가요제는 지난 5월 25일 서울 여의도 한강에서 열린 ‘2024 한강 대학가요제’의 여름 버전이다. 전국 대학교와 대학원에 재학 중인 학생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지난 12일 마감된 예선에서는 전국 50개 이상의 대학에서 96개 팀이 지원했고, 심사를 거쳐 추려진 13개 팀이 본선 무대에 오른다. 본선 무대에 오르는 13개 팀 가운데 대상 수상팀 1000만 원을 비롯해 금상과 은상, 동상(2팀) 수상자는 각각 500만 원, 300만 원, 1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초대 대학가요제 조직위원장은 1988년 제9회 강변가요제 금상 수상자인 가수 이상우 씨가 맡았다.

해운대구는 해운대해수욕장 관광 활성화와 새로운 관광 콘텐츠 개발을 고심하다 대학가요제를 새로운 콘텐츠로 들고 나선 것이다. 대학가요제 조직위원회 양정원 사무국장은 “해운대 바닷가를 배경으로 한 대학가요제를 정례화해 이번 행사가 해운대구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5월 25일 서울 한강에서 열렸던 한강대학가요제는 시민 3만여 명이 참여하고 전국 300여 개 팀이 참가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한강대학가요제에서는 펜타클(Pentacle, 서경대)의 ‘문라이트’(moonlight)가 영예의 대상을 안았다.

한편 이번 행사의 모티프가 된 강변가요제와 대학가요제는 이상우 ‘슬픈 그림같은 사랑’, 박선주 ‘귀로’, 이상은 ‘담다디’, 무한궤도 ‘그대에게’ 등 수많은 가수를 배출하며 한 시대를 풍미했다. 2000년대 이후 대형 엔터테인먼트의 등장과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인해 인기가 급락하면서 끝내 폐지됐다.

이 조직위원장은 “추억 속에 잠들었던 대학가요제의 부활에 힘을 보탤 수 있어 뿌듯하다”며 “전국 대학생들의 땀과 열정으로 꽃 피운 창작곡들이 해운대의 아름다운 밤하늘에 물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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