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앞에선 작아지는 검찰” vs “영부인 결단으로 성사”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김 여사 검찰 조사 정치권 반응
야당 “특검 명분만 쌓아” 비판
여당 “절차 따른 조치” 방어막

더불어민주당 박찬대(가운데)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가운데)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검찰 조사와 관련, 여야 정치권이 일제히 여론전에 나섰다. 지난 20일 경호처 부속 건물에서 이뤄진 비공개 조사에 대해 야당은 “검찰이 김 여사 앞에서 아양 떤 것”이라고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여당은 “합당한 조치”라며 영부인의 결단을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대표 권한대행은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의 김 여사 조사에 대해 “검찰 스스로 법 앞에 인사권자의 가족은 예외임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박 대행은 “김 여사 의혹을 검찰이 공정하게 밝힐 의지가 없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야당 대표를 수차례 소환조사하던 검찰의 위세는 진짜 VIP 앞에서 사라졌다”고 말했다. 박 대행은 “국민권익위원회도, 검찰도 김건희 VIP 앞에서는 왜 이렇게 작아지는 것인가”라면서 “면죄부를 주려는 시도라는 것을 국민이 다 안다”고 비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김 여사는 퍼스트 레이디인가, 퍼스트 프레지던트인가”라며 “역대 대통령에게도 없었던 관할 지역 보안청사라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장소에서 특혜 조사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정 최고위원은 “언제부터 검사가 출장 서비스맨이었는지, 검사가 출장 뷔페 요리사라도 된 것인가”라고 비꼬았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가장 중요한 대질(심문)이 없었다”면서 “받아쓰기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검찰 수사의) 모든 자료가 김 여사 측에 오픈됐다고 생각한다”면서 “(김 여사 측이 검찰의)패를 보고 고스톱 치는 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이 무혐의 종결 처리할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런 수순”이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이원석 검찰총장 ‘패싱’ 논란에 대해 “이원석 총장의 자업자득”이라며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주도하고 있고 대통령실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고 보여진다”고 주장했다.

검찰 출신인 민주당 백혜련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 인터뷰에서 “김 여사 소환 조사는 시기, 방법, 장소 모든 것이 잘못됐”고 비판했다. 백 의원은 “어떤 조사 결과가 나오더라도 국민들이 수긍하기 어렵게 된 상황”이라며 “오히려 특검의 명분을 쌓아준 조사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검찰총장 패싱’ 논란에 대해서도 “친윤 일종의 검사들과의 이원석 검찰총장의 갈등이 전면으로 드러난 상태”라며 “(서울중앙지검장은)완전히 징계 사안”이라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이 대통령실 안방을 찾아가 조사한 것과 다름없다”면서 “검찰이 언제부터 피의자 말을 이렇게 고분고분 따랐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때처럼 무혐의 결론을 내리고 나중에 훈장을 받을 생각으로 김건희씨 앞에서 아양만 떤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검찰 조사에 대해 “합당한 조치”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정점식 정책위의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대통령 재임 중 영부인을 조사한 전례가 없었던 만큼 경호 문제가 없는 장소에서 비공개로 조사하는 것은 합당한 조치”라며 “의혹을 명쾌하게 해소하려는 수사팀의 의지와 영부인의 결단으로 이번 조사가 성사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검찰총장 패싱 논란에 대해서도 “규정과 절차에 따른 것으로 패싱 논란은 가당치도 않다”면서 “오히려 검찰총장에게 사전 보고를 하게 되면 담당 검사가 검찰청법을 위반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