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세대가 픽한 작가 콰야, 부산서 첫 인사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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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야 작가 부산 개인전 ‘풍덩’
8월 25일까지 카린 갤러리
힘 뺀 작가 특유 그림체 인기

콰야 작가의 ‘풍덩’. 카린 갤러리 제공 콰야 작가의 ‘풍덩’. 카린 갤러리 제공

아이들은 대체로 스릴 넘치는 놀이공원의 기구를 좋아한다. 물론 모든 아이가 즐기는 건 아니다. 친구에 떠밀려 눈을 질끈 감은 채 놀이기구에 억지로 탑승한 적이 있다. 우연히 눈이 떠지며 하늘 높이 떠올랐던 기구에서 느낀 해방감이 묘하게 짜릿했다. 부산 해운대구 카린 갤러리에서 본 콰야 작가의 그림 ‘풍덩’은 묘했던 그 느낌을 떠올리게 했다. 코를 잡고 어색한 표정으로 절벽 아래로 뛰어드는 인물에게서 시원한 쾌감이 전해진다.

카린 갤러리에서 25일까지 개인전 ‘풍덩’을 여는 콰야 작가는 요즘 핫한 작가이다. MZ 세대들이 픽한 작가로 유명하다. 힘을 빼고 쓱쓱 그린 듯한 그림체, 귀여운 인물, 익숙한 일상의 한 장면, 작가 특유의 편안한 색감은 감성을 자극한다.

‘콰야’라는 예명은 밤을 지새운다는 뜻의 ‘과야(過夜)’에, 조용하다는 뜻의 영어 단어 ‘Quiet’와 탐구하다는 뜻의 ‘Quest’의 앞 글자인 ‘Q’를 결합해 만들었다. ‘침묵과 고독의 밤’을 의미한다. 작가는 활동명처럼 밤에 주로 작업한다.

콰야 작가는 상명대 의류학과를 졸업하고 패션 회사에 취업했지만, 순수미술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못했다. 결국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 작가로 나섰고, 이런 배경은 기존 미술 전공자들과 다른 콰야만의 감각적인 그림을 탄생시켰다.

대중들은 2019년 잔나비 2집 앨범 ‘전설’ 커버 그림을 통해 콰야를 많이 알게 됐다. 힘을 뺀 그림체, 모호한 표정의 소년은 일상을 사는 현대인에게 공감을 얻었다. 이후 2021년 아트부산, 어반브레이크 등 그해 여러 아트페어에서 작품이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심지어 작품 하나에 대기자가 여러 명이 될 정도였다. 이후 외국 전시까지 이어져 이젠 국내외에서 핫한 작가로 꼽힌다.

인기 작가인 만큼 전시 러브콜이 많았지만, 카린 갤러리 박현진 대표가 공을 많이 들여 부산으로 작가의 신작을 가져왔다.

귀엽고 동화 같은 이미지, 감성적인 느낌의 신작은 콰야 작가의 장점이 고스란히 담겼다. 특히 이번 부산 전시는 갈등이 해소되는 해방의 순간을 메인 주제로 삼고 있어 이전 그림보다 훨씬 유쾌해졌다.

전시장에서 만난 콰야 작가는 “캔버스 속의 인물은 가상과 실재의 어디쯤 존재하는 우리의 모습과 닮았다. 진지한 농담처럼 다가가길 원한다. 메시지를 담고 있지만, 즐겁게 보면 된다”라고 설명한다.


콰야 작가의 ‘Fly Me to the moon’. 카린 갤러리 제공 콰야 작가의 ‘Fly Me to the moon’. 카린 갤러리 제공

콰야 작가의 ‘바라보는 방법’. 카린 갤러리 제공 콰야 작가의 ‘바라보는 방법’. 카린 갤러리 제공

콰야작가의 ‘in the Seoul’. 카린 갤러리 제공 콰야작가의 ‘in the Seoul’. 카린 갤러리 제공

‘풍덩’이라는 작품 외에도 러시안룰렛, 유서, 관 등 삶과 죽음의 경계에 대한 고민을 동화적인 화법으로 전달한다. 빌딩 꼭대기에서 막 뛰어내릴 듯 서있는 인물은 다행히 등에 투명한 날개가 있다. 무표정하게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장미를 한 송이씩 전해주는 소년은 사람들의 무반응에 상처받지 않는다. 준비한 장미들을 다 전달하면 자신의 손에 가득 남을 장미 향에 행복해질 수 있다는 식이다.

이번 전시에선 오일파스텔로 그린 도로잉 작품도 많다. 여러 도시를 여행하며 즉석 드로잉을 즐긴다는 작가의 즐거운 기분이 그대로 느껴진다. 카린 갤러리는 3개의 전시장을 모두 할애해서 콰야 작가의 작품으로 꽉 채웠다. 인기 작가 콰야의 매력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다.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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