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투표 독려에도 더 떨어진 투표율…당심 외면 심각해진 민주당 전당대회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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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전당대회 순회경선, 전북 투표율 20% 광주 투표율 25%
소수 팬덤 당원만 참여…김두관 “더민주혁신회의, 하나회 연상시켜”

4일 오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후보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오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후보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원 참여율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이재명 후보가 직접 투표권 행사를 독려했지만 당의 ‘텃밭’인 호남에서 권리당원 투표율이 20%대로 내려앉았다.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 흐름에 전당대회에 대한 관심이 당내에서도 차갑게 식은 모습이다.

당대표 연임에 나선 이 후보는 4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 지역순회 경선에서 권리당원 득표율 83.61%를 기록했다. 그는 총 15차례 지역 경선 중 앞선 9곳 경선에서 누적 득표율 89.00%를 기록했다. 김두관 후보는 광주에서 14.56%, 김지수 후보는 1.82%를 각각 득표했다.

이날 광주지역 권리당원 투표율은 25.29%였다. 지난 3일 전북지역 순회경선에서 당대표 경선 권리당원 투표율은 20.28%였다. 이번 전당대회 지역 순회경선 투표율은 부산(42.07%)과 대구·경북(52.23%)에서만 40%선을 넘겼고 나머지 대부분의 지역에서 30% 내외로 저조했다.

전당대회가 이 후보 강성 지지층만 참여하는 ‘팬덤 정치’로 흐른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이 후보는 최근 SNS를 통해 투표를 독려했다. 그는 “소중한 주권 행사로 당의 주인이 당원임을 보여주달라”면서 “한 표 한 표의 힘으로 여러분이 원하는 민주당, 여러분이 원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 투표율이 20%대로 내려가면서 누적 투표율도 30%선이 무너졌다. 이 때문에 ‘123만 권리당원’을 강조했던 민주당 전당대회 참여자가 ‘84만 책임당원’을 보유한 국민의힘 전당대회 참여자(41만 명)보다 더 적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민주당 전당대회에 당원 참여가 저조한 모습을 보이면서 이 후보 열성 지지층의 ‘입김’이 당대표는 물론 최고위원, 시도당위원장 결정에도 영향을 준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와 관련, 당권 주자인 김두관 후보는 4일 강선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들이 주축이 된 ‘더민주전국혁신회의’를 과거 군사정권 시절 하나회에 빗대 강경하게 비판했다. 김 후보는 이날 대의원들에 보낸 메시지에서 “현재 우리 당의 운명은 더민주전국혁신회의가 좌지우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이런 행태는 군내 사조직이었던 하나회를 연상시킬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강성 원외 인사들의 조직이었던 혁신회의가 당내 최대 계파가 된 계기는 공천이다. ‘친명횡재 비명횡사’란 말이 나온 이유”라며 “전국 곳곳을 장악해 가면서 다음 지방선거에 몰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그러면서 “이를 가능케 하는 게 이른바 ‘당원 중심 정당’이다. 제가 ‘일부 강성 개딸들에게 민주당이 점령당했다’라고 표현한 이유”라며 “정당 활동 경험이 적은 팬덤을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 요구되는 의사 결정에 동원하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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