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형 항공기 김해공항 외면, 언제까지 지역 홀대할 건가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수요 회복세 뚜렷한데도 투자에 미온적
부산시가 육성책 마련해 정부 견인해야

본격적인 휴가철에 접어든 지난달 25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국제선 출국장이 해외여행을 떠나는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본격적인 휴가철에 접어든 지난달 25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국제선 출국장이 해외여행을 떠나는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김해공항을 이용하는 해외여행 수요가 완연한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체로 LCC(저비용항공사)나 소형 항공기 위주의 노선들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항공사(FSC)들이 김해공항 투자에 인색한 태도가 여전히 개선되고 있지 않음을 방증한다는 점에서 LCC 쏠림은 안타까운 현상이다. 김해공항의 뚜렷한 수요 회복 추세 앞에서 항공사들은 수요 회복 부족을 투자 기피의 이유로 들고 있는데 납득하기 힘든 논리다. 결국 부울경 주민들은 어쩔 수 없이 LCC를 이용하거나 수도권에 있는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는 불편을 거듭 반복해야 하는 처지다.

올해 김해공항의 여행 수요 회복세는 항공 통계를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상반기 국제선 이용자는 429만 명으로 전년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게다가 해외로 나가는 수요뿐만 아니라 부산으로 들어오는 수요도 함께 증가하는 등 회복의 질이 나쁘지 않은 점도 고무적이다. 문제는 회복된 노선 대부분이 LCC 항공사 위주로 쏠려 있다는 데 있다. 지난해 국내선 LCC 점유율은 72.3%인데, 국제선은 이보다 더 높은 82.1%로 쏠림 현상이 더 심각하다. 국내 전체 공항의 국제선 LCC 점유율 35%와 비교하면 엄청나게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부울경 주민들은 극히 한정된 선택지 속에서 고통을 강요받고 있는 것이다.

이는 수도권 중심으로 운영되는 대형 항공사의 인식이 전혀 개선되지 못하고 있음을 뜻한다. 대한항공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비행 기체가 작은 항공기만 투입하고 있는 실정이고, 다른 나라 항공사들도 취항이나 노선 신설 등의 적극적인 투자는 기피하는 모습이다. 기내식 등 풀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른바 FSC는 수도권 위주로 이뤄질 뿐 김해공항 운항은 아직도 미미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대형 항공사들이 적극적인 취항과 투자를 선행하지 않는 한 LCC 쏠림은 해소되기 힘들다. 김해공항의 여행 수요가 부족하다는 입장도 앞서 통계로 나타난 뚜렷한 회복 추세를 봤을 때 그 근거가 부족해 보인다.

결국 문제의 본질은 인천공항에 집중 투자하면서도 김해공항 활성화는 외면해 온 정부와 대형 항공사의 오랜 차별적 관행에 있다 할 것이다. 지역사회의 요구인 거점 항공사 설립과 에어부산을 살리는 분리매각에도 미온적인 정부다.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부산시가 거점 항공사와 김해공항 육성을 위한 장기적 플랜을 마련해서 정부를 견인해 나가는 수밖에 없다. LCC 쏠림 현상과 FSC의 투자 외면이라는 사태의 핵심도 여기에 있다. 가덕신공항이 생기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김해공항의 위상 약화는 가덕신공항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를 분명하게 인식하고 적극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