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만으로는 ‘마이스 부산’도 위태롭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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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만 뜨는 김해공항

부산 방문객 대부분 직항기 입국
FSC 없는 관광·마이스는 불성립
국적사 수요 부족 타령 핑계일 뿐
되레 공급 없어 이용객 적을 수도
싱가포르항공 점유율 90% 넘어

대형 항공사들이 김해국제공항에 투자를 꺼리면서 부산 관광·마이스 산업의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오후 김해국제공항 국내선 청사에서 이용객들이 저비용 항공사 탑승 수속을 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대형 항공사들이 김해국제공항에 투자를 꺼리면서 부산 관광·마이스 산업의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오후 김해국제공항 국내선 청사에서 이용객들이 저비용 항공사 탑승 수속을 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대형 항공사들이 김해국제공항에 적극적인 투자를 꺼리는 이유로 수요 부족과 수익성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하지만 항공사의 논리대로 손을 놓고 있는다면 부산의 관광 경쟁력은 저하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풀서비스를 제공하는 FSC(대형 항공사)의 취항이 줄어들면 부산이 나아가려는 ‘마이스 도시 부산’에도 치명타가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관광·마이스의 핵심

관광·마이스 산업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항공편이다. 직항 노선 여부, 운행 항공사와 기체 사이즈 등에 따라 관광객 수가 천차만별로 나뉜다.

최근 부산을 찾는 외국인 중 대만의 비중이 늘어난 것도 대만과 부산을 오가는 항공편이 증편된 영향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중 중국인 관광객 비중이 가장 높지만, 부산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비중은 높지 않은 것도 이 같은 이유다. 부산과 중국의 노선 회복률이 낮은 것이 주요한 원인이다.

FSC 취항이 줄어들면 가장 타격을 입는 것은 마이스 산업이다. 마이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 중 일부는 항공편으로 LCC(저비용 항공사)를 이용하지 못하는 곳들도 있는데, 김해공항의 FSC 취항 비중이 줄어들면 부산이 자연스레 마이스 목적지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마이스 산업 위축은 관광 산업 위축으로도 이어진다.

부산관광공사 글로벌 마케팅팀 한 관계자는 “여행 수요가 생겨나는 일련의 과정을 보면 마이스가 먼저 시장에 투입돼 수요를 창출하고, 이후 패키지가 활성화되고 그 이후에 개별 여행객(FIT)이 생겨나는 구조인데, FSC가 줄어들면 첫 번째 수요자인 마이스 수요가 줄어든다는 뜻이어서 관광 산업 전체가 영향을 받는다”고 전했다.

■공급 부족이 더 큰 원인

부산시도 FSC 측에 기존 노선 복항뿐 아니라 큰 비행기(광동체·통로가 2열인 여객기) 투입, 중장거리 노선 신규 취항 등을 적극 건의하고 있으나 대형 항공사 측은 수요가 부족해 수익성이 나오지 않는다는 핑계로 투자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수요 부족에 앞서 공급이 부족해 이용객이 적은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FSC가 적극적으로 투입되면 이용하려는 수요가 뒤따를 것이란 해석이다. 실제 싱가포르 노선의 경우도 FSC인 싱가포르항공이 취항한 이후 9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며 운행 중이다.

특히 부울경 지역의 수요가 적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 신공항추진본부 관계자는 “김해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환승하는 데이터를 보면 결코 적은 수요가 아니다. 데이터에 포함되지 않은 시외버스나 KTX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가는 여행객 수까지 포함하면 훨씬 더 수요는 많을 것”이라면서 “공급이 더 늘어나고 선택지가 다양해지면 김해공항을 이용하는 수요가 훨씬 더 많아질 것이라 본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시는 FSC 선택지를 넓히기 위해 외항사 등에 적극적인 유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부울경 지역의 경우 비즈니스 수요도 많기 때문에 FSC를 늘리는 것이 숙제”라면서 “국내 대형 항공사의 경우 소극적인 만큼 외항사 등에 적극적으로 제안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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