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을숙도·맥도 국가도시공원 지정에 빈틈없는 준비를
선정되면 도시 이미지 향상 기대
기후변화 대응에도 중요한 역할
부산 사하구 을숙도생태공원과 강서구 맥도생태공원 일대가 도시공원으로 지정, 국가도시공원 지정을 위한 첫발을 뗐다. 을숙도생태공원 일대. 부산일보DB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안타깝게도 상당수 도시의 도심 내 녹지율은 점점 낮아져 왔다. 하지만 근래 싱가포르를 비롯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독일 코펜하겐과 같은 도시들은 전통적인 도시 개발 모델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생태적 접근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나아가 생물 다양성에 매력을 느끼고 자연과 공존하는 길을 모색하곤 한다. 이로 인해 도시 이미지가 개선되는 효과를 보고 있다. 그 변화의 한가운데 도시공원, 도시녹지가 있다. 소위 국가도시공원이나 국가정원도 이런 움직임과 맥을 같이한다. 어느 순간 우리는 숲, 공원, 정원 등의 녹지가 도시 경쟁력이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젠 부산도 이 대열에 합류하길 갈망한다.
부산시가 최근 사하구 을숙도생태공원(321만㎡)과 강서구 맥도생태공원(237만㎡)을 포함한 총 558만㎡를 도시공원으로 지정했다. 이는 국가도시공원 지정을 위한 첫걸음을 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국토교통부는 내년 1호 국가도시공원을 선정한다. 을숙도·맥도생태공원이 국가도시공원으로 지정되면 공원 조성과 관리에 국비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안정적인 공원 유지와 관리가 가능하다. 이에 부산이라는 도시 브랜드 자체가 향상되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전남 순천의 순천만 정원이 1호 국가정원 지정 후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높아졌던 것처럼 을숙도·맥도생태공원도 이와 유사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단 얘기다.
을숙도·맥도생태공원 일대는 시민들이 2012년 국가도시공원 조성 100만 명 서명 운동을 벌인 곳이다. 첫 국가도시공원이 된다면 그 의미가 각별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국가도시공원으로 선정되려면 300만㎡ 이상이고 부지 전체가 시유지여야 한다는 조건이 걸림돌이다. 부산의 시유지는 237만㎡로 신청 조건에 미치지 못하며, 맥도생태공원의 하천 부지는 대부분 국유지이다. 부산시는 시행령 개정 등을 통해 국토부 설득 작업을 할 필요가 있다. 인천시도 도전하고 있지만 대상지인 소래습지는 사유지가 많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을숙도·맥도생태공원 일대가 1호 국가도시공원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럴수록 빠진 게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도시공원의 가치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공원은 도시의 녹색 공간으로, 사람들에게 휴식과 힐링을 제공한다. 기후변화 대응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난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팀은 ‘네이처 기후변화’에서 도시 녹지를 통해 도시 탄소 배출을 최대 25%까지 줄일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는 도시 녹지가 삶의 질을 향상하고 지구 환경을 보호하는 데 기여한다는 것을 입증한 사례다. 이뿐만이 아니다. 제1호 국가도시공원의 유치는 부산의 동서 불균형 해소와 함께 경제적 효과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시는 을숙도·맥도생태공원 국가도시공원 지정이 부산의 미래라는 각오로 빈틈없는 준비를 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