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수탑 주변 온통 진녹색” 식수원 관리 비상등
진양호 유해 남조류 급격히 확산
진주시, 조류 유입 방지 안간힘
폭염에 노거수 생육 상태도 악화
경남 진주시 진양호에 있는 취수탑 인근 물색이 18일 녹조 확산 탓에 진녹색으로 변했다.
계속되는 폭염에 비까지 내리지 않으면서 서부경남 식수원인 진양호에 녹조가 확산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지역의 역사나 문화를 간직한 보호수나 노거수 역시 계속되는 폭염에 생육 상태가 악화하고 있어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18일 진주시와 환경부 ‘물환경정보시스템’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진양호 내동지점의 유해 남조류 세포 수는 ml당 2325개이다. 2주일 전인 7월 말만 해도 0이었는데, 이달 들어 급격한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진양호 판문지점 역시 2주일 전 ml당 375개에서 지난 12일 1750개까지 폭증했다.
올해 진양호 내 유해 남조류 세포 수가 ml당 1000개 이상을 기록한 건 지난 6월에 이어 이번이 2번째다. 지난 6월에는 2주 연속 2000~3000개를 찍으면서 조류 경보 ‘관심’ 단계가 발령됐지만 곧바로 장마가 오면서 녹조가 급격히 사그라들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진양호 수온이 몇 주째 30도에 육박하고 있는 데다 태풍이나 비 소식도 없어 당분간 유해 남조류가 더 확산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식수원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미 취수탑 주변의 물은 온통 진녹색으로 변한 상태다. 진주시는 취수탑 주변으로 조류 유입 방지막을 이중으로 설치하는 한편, 조류가 흩어지도록 물 순환 장치도 가동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유해 남조류 중에서도 냄새를 풍기는 마이크로시스티스(Microcystis)의 양이 많지 않아 역한 냄새는 덜 난다는 점이다.
진주시 관계자는 “남조류는 햇빛과 수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최근 비가 오지 않아 물이 정체된 데다 수온까지 높아 남조류가 갑자기 증식한 것으로 보인다. 조류 유입 방지막은 물론, 물 순환 장치까지 가동하고 있어 수질에는 영향이 없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폭염에 농어촌에서는 보호수나 노거수 생육에 빨간불이 켜졌다. 각 마을에 있는 수령이 오래된 보호수나 노거수는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특히, 일부 보호수·노거수는 평화와 안식의 장소이자 안녕과 행복을 기원하는 상징적인 존재로 여겨진다. 하지만 최근 들어 폭염과 잦은 비, 온난화 등 이상기온으로 인해 전국 보호수·노거수의 생육 상태가 악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경남 산청군과 고성군, 전북 순창군, 강원 횡성군 등 전국 곳곳의 지자체들은 보호수와 노거수 정비사업에 들어갔다. 관리가 시급한 나무부터 외과수술, 영양제 공급에 나섰으며, 고사지·위험지 제거를 통한 주민 안전 확보에도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글·사진=김현우 기자 khw82@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