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신공항 부지조성공사 입찰에 돌발 변수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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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 대폭 완화한 3차 입찰서도
현대건설 컨소시엄 1곳만 응찰
컨소시엄 참여 대우건설 ‘부정당’
3개월간 공공건설 입찰에 제한
수의계약 대신 4차 입찰할 수도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 3차 입찰에서도 현대건설 컨소시엄 1곳만 응찰했다. 지난 5월 부산 강서구 신라스테이 서부산에서 열린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출범식. 정종회 기자 jjh@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 3차 입찰에서도 현대건설 컨소시엄 1곳만 응찰했다. 지난 5월 부산 강서구 신라스테이 서부산에서 열린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출범식. 정종회 기자 jjh@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에 참여할 건설업체를 찾는 ‘사전적격성 심사’ 세 번째 입찰에서 이번에도 현대건설 컨소시엄 1곳만 응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입찰에서는 시공능력평가 상위 10위 내 업체 중 3곳까지 한 개의 컨소시엄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등 조건이 완화돼 진행됐다. 그럼에도 현대건설 컨소시엄만 응찰한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4차 입찰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건설 컨소시엄에 포함된 업체인 대우건설이 지난달 부정당 업자로 지정되면서 정부의 선택에도 복잡한 변수가 생겼다. 정부가 4차 입찰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도 만약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수의계약을 한다 해도 이 역시 여의치 않을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진행 과정에 난항이 예상된다.

19일 국토교통부와 조달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에 마감된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 사전적격성 심사 입찰에서 현대건설 컨소시엄만 응찰했다.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는 먼저 입찰 참가자격 사전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번에 국토부가 입찰한 부분은 바로 사전심사다. 사전심사를 통과하면 6개월간 기본설계를 한 후 내년 3월 정식으로 국토부와 계약을 맺게 된다.

이번 세 번째 입찰에서도 현대건설 컨소시엄만 응찰하면서 국토부는 이곳과 수의계약을 맺거나 4차 입찰 공고를 낼 수 있다. 그런데 돌발 변수가 생겼다. 지난달 25일 대법원은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한 사업을 수행하면서 대우건설 현장소장이 도로공사 직원들에게 향응을 제공한 사실이 적발된데 대해 3개월간 공공건설 입찰 참여를 못하게 했다. 이에 따라 대우건설은 오는 10월 25일까지 국가 및 공공기관, 지지체가 발주하는 사업에서 계약을 못하게 된다.

본래 1심은 ‘공사 마무리 단계에서 제공한 골프 접대가 공사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며 대우건설의 손을 들어줬지만 2심에서는 반대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대우건설 상고를 기각하면서 대우건설은 부정당 업자로 지정됐다. 업계에서는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대우건설이 포함된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수의계약이 가능한지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여기엔 두 가지 해석이 있다. 수의계약은 사전적격성 심사 업체를 뽑는 것으로 내년 3월 정식 계약을 하기 때문에 별문제 없다는 것과 수의계약도 계약의 일종으로서 부정당 업자가 참여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 조달청과 기획재정부가 어떤 유권해석을 내릴지 미지수다.

이 같은 복잡한 상황 속에서 국토부는 4차 입찰을 통해 한 번 더 경쟁 컨소시엄을 찾으려는 분위기다. 경쟁 구도만 되면 어차피 계약은 내년 3월에 이뤄지기 때문에 대우건설 부정당 업자 지정과는 관계없기 때문이다. 또 만약 4차 입찰에서도 현대건설 컨소시엄만 입찰할 경우, 계약을 10월 25일 이후로 미룰 수도 있다.

한편 이번에 현대건설은 기존 업체 외에 포스코이앤씨(시공능력평가 7위)를 컨소시엄에 참여시켰다. 이후 지분율은 현대건설 26%, 대우건설 14%, 포스코건설 14% 등이 됐다. 이 외에도 금호건설, 디앤아이한라, 코오롱글로벌, 쌍용건설, 효성중공업 등이 구성원으로 동참했다.

지역업체는 동원개발이 시공능력평가 전국 31위로 가장 규모가 크다. 아울러 동아지질, 대저건설, 대아건설, 대성문 등 모두 14개 부울경 지역 업체가 참여하게 된다. 지역 업체 비중은 지난번 입찰 때와 마찬가지로 11%로 유지됐다. 적지 않은 초기 투자비용을 감수하면서도 지역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기에 업계 일각에서는 반발도 예상된다. 하도급 선정 과정에서는 지역 비중을 상당 부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건설업체를 만나 간담회를 가지면 상당수 건설사가 가덕신공항 공사에 참여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다”며 “그러나 워낙 대형 공사라서 주간사 맡기를 꺼려하고 현대건설 컨소시엄과의 경쟁도 쉽지 않을 것 같아 참여를 주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최근 가덕신공항 등 대형 인프라(SOC)사업에 건설사들이 적극 참여하지 않는데 대해 “건설사 오너의 경우 통 크게 결단할 수 있지만 지금 건설사들이 모두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전문경영인은 조심하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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