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 투어리즘’ 감천문화마을, 주민 혜택 늘리고 스토리 더한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조성 10년 만에 첫 활성화 대책
주민·청년 문화해설사 채용 추진
주요 통행로 2차로 → 4차로 확장
빈집 활용 여행·문화 공간 확대

지난 14일 오전 11시 사하구 감천문화마을 일대에 관광객이 몰려 혼란을 빚고 있다. 지난 14일 오전 11시 사하구 감천문화마을 일대에 관광객이 몰려 혼란을 빚고 있다.

'오버 투어리즘'(과잉 관광)으로 몸살을 앓던 감천문화마을의 주민 불편 해소 방안이 마련됐다. 마을 주민과 청년을 문화해설사로 채용해 주민 혜택을 늘리고, 주 통행로도 확장하기로 했다. 상생에 초점을 맞춘 관광활성화 방안도 추진된다.


부산 사하구청은 19일 '감천문화마을 관광활성화 마스터플랜 용역' 핵심 계획을 공개했다. 사하구는 다음 달 중으로 최종 계획을 수립해 감천문화마을 관광을 위한 환경 여건 개선에 들어간다. 앞서 사하구는 지난해 6월 감천문화마을 조성 10년 만에 처음으로 감천문화마을의 관광 방향성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용역을 벌였다.

감천문화마을은 부산 대표 관광지 중 한 곳으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276만 명이 방문했다. 그 중 60% 이상이 외국인일만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감천문화마을에는 올해 8월 중순까지 약 175만 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여름 성수기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마을 일대 도로에는 차량 한 대도 지나가기가 쉽지 않을 정도다.

노령층이 많은 감천문화마을 일대 지역 주민들은 과도한 관광객 방문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마을 특성상 관광지와 주거지가 분리되지 않아 소음을 비롯해 교통난, 쓰레기 투기 등 오버 투어리즘 문제가 수 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마을을 떠나는 주민도 늘어 2012년 9677명이던 주민이 지난해 말 기준 5668명으로 40% 이상 줄었다.

사하구는 오버 투어리즘으로 빗발쳤던 주민 민원을 완화하기 위해 힘을 쏟기로 했다. 그동안 감천문화마을은 관광객이 꾸준히 늘며 지역경제는 활성화됐지만 정작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적다는 지적을 받았다. 구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주민들과 청년을 문화해설사로 채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사하구청 관계자는 "한 번이라도 감천문화마을을 방문하셨던 분들이 이 곳을 '스토리'로 기억해 재방문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구청 측은 "그동안 주민이 소외된다는 지적을 반영해 상생할 수 있는 마을을 만들 수 있도록 애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을 입구 주변 교통난도 해소된다. 주요 통행길인 옥천로를 2차로에서 4차로로 확대한다. 현재 감천문화마을 입구는 경사가 가파른 언덕길 주변으로 인파가 수시로 몰리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을 태운 대형 관광버스도 드나들면서 사고 위험이 높은 실정이다.

사하구는 감천문화마을의 특성을 반영해 새로운 역사와 스토리를 입힌 관광 콘텐츠 개발에 초점을 맞춘다. 또한 지역주민 민원, 교통 불편 등을 반영해 마을 인구 유출을 막고 상생할 수 있는 문화마을을 만든다는 취지다.

관광활성화 마스터플랜에는 빈 집 등을 활용한 새 문화·관광콘텐츠 개발과 함께 천마마을 연계 활성화 방안, 주민 상생 방안, 교통혼잡 대책 등이 담겼다.

사하구는 마을에 '테마 골목길'을 조성하고 해당 공간에 역사와 스토리를 입힌 골목길 투어 프로그램을 진행해 관광객의 발걸음을 끌 예정이다. 마을 곳곳에 방치된 빈 집을 활용해 여행·문화콘텐츠를 녹인 볼거리 공간으로 조성한다.

감천마을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둔 천마마을에는 신축 건물을 짓고 관광안내소 등 새로운 관광 거점 자원으로 개발해 여행자들이 과도하게 감천문화마을로 쏠리는 현상을 분산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감천문화마을 지구단위계획 재정비 용역을 통해 공법상 제한 등으로 개발이 묶였던 지역을 완화하기로 했다.

글·사진=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