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상화한 폭염의 연례화 우려, 국가 종합대책 세워야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한 달 넘게 폭염 지속, 곳곳 피해 눈덩이
정부 차원 컨트롤타워 설치 등 고려할 때

처서를 지나도 전혀 꺾일 기세가 없는 폭염이 한 달 넘게 지속되면서 국민의 일상생활은 물론 국가 실물경제 전반도 심대한 타격을 받고 있다. 폭염으로 남해안 양식장에서 폐사한 우럭. 독자 제공 처서를 지나도 전혀 꺾일 기세가 없는 폭염이 한 달 넘게 지속되면서 국민의 일상생활은 물론 국가 실물경제 전반도 심대한 타격을 받고 있다. 폭염으로 남해안 양식장에서 폐사한 우럭. 독자 제공

처서를 지나도 전혀 꺾일 기세가 없는 폭염이 한 달 넘게 지속되면서 국민의 일상생활은 물론 국가 실물경제 전반도 심대한 타격을 받고 있다. 역대 최악으로 일컬어지는 올해 폭염과 열대야의 영향에서 예외인 곳을 사실상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그 피해가 확산일로다. 기상청은 25일 올해 8월의 전국 폭염 일수가 14.8일로, 역대 최악이었던 2018년을 넘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른 전국 온열질환자(21일 기준)도 이미 작년 수치를 넘었다고 한다. 그런데 악몽 같은 이런 폭염은 해마다 그 기세가 더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대부분 전문가의 분석이 그렇다. 매년 여름마다 폭염에 시달리는 것은 이제 피할 수 없는 일이 됐다.

최악의 폭염으로 전국은 지금 거의 ‘기후 비상사태’를 맞은 듯하다. 속출하는 온열환자는 점점 불어나 역대 최대였던 2018년 기록에 근접하고 있다. 열사병 등으로 인한 추정 사망자도 28명이나 나왔다. 폭염이 국민 건강에 커다란 위해 요소가 된 것이다. 국가 실물경제의 각 부문도 폭염 피해로 곳곳이 아우성이다. 경남 남해안에서는 고수온 현상으로 인한 양식어류의 누적 폐사량이 25일 기준 1700만 마리를 넘었다고 한다. 역시 역대 최대치다. 또 길어진 폭염으로 배추·무 등 채소 가격도 고공행진 중이다. 여기다 감·사과 등 과일까지 생육에 악영향을 받고 있다고 하니 추석을 앞두고 물가까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국민 건강이나 농수축산과 같은 1차 산업이 아닌 제조업 등 다른 실물경제도 폭염 피해에서 예외가 아니다. 이미 전문기관의 보고서를 통해 제시된 사실이다. 한국은행의 최근 보고서를 보면 2001~2023년 이상기후 충격이 12개월 뒤에는 산업생산 증가율을 0.6~0.8%포인트 떨어뜨렸다. 폭염의 강도가 더해질 앞으로는 경제에 미칠 악영향이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이 커질 수 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폭염 피해와 전문가들의 예측이 가리키는 방향은 결국 일회성 대책보다는 국가 차원의 컨트롤타워가 절실해졌다는 점이다. 상시 조직을 통한 종합적인 폭염 관리시스템이 도입돼야 할 때다.

대통령실도 최근 기후위기 관련 컨트롤타워에 대해서는 “고민 중”이라고 밝혀 그 필요성 자체는 인정하는 분위기다. 폭염이 국가경제 전반에 걸쳐 심각한 영향을 주는 사안임을 감안하면 이는 당연하다. 폭염과 관련한 전력 수급이나 물가 대책 등 세부적인 항목에서는 각 부처가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이미 폭염 문제는 한두 부처만의 대응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었다. 앞으로 올해 여름철보다 기온이 낮은 여름을 맞을 확률은 ‘0%’라는 말이 상식으로 통용되고 있다. 컨트롤타워를 통한 한발 앞선 국가 차원의 폭염 대비가 앞으로 엄청난 피해를 예방하는 결정적인 한 수가 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