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서부산 시티투어버스, 관광객 유인할 콘텐츠 부족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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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4일부터 테마노선 운행
명지 스타필드 같은 실내 위주
다대포 일몰 등 인기 코스 빠져
김해공항 출발 노선 필요성도

부산시티투어버스. 부산일보DB 부산시티투어버스. 부산일보DB

서부산권 관광 활성화를 위해 주요 관광지와 거점을 경유하는 생태·문화체험 시티투어버스 노선이 다음 달 신설된다. 그러나 노선 경유지 대부분이 실내 공간들이 포함된 데다 관광객들을 유입시킬 만한 콘텐츠가 부족해 특색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부산권 자연 인프라를 활용한 이색 콘텐츠를 개발하고 접근성을 적극적으로 확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다음 달 4일 시티투어버스 ‘서부산 생태·문화체험 테마노선’ 운행을 계획하고 있다. 이번 계획은 서부산 강점인 자연경관, 생태, 역사 인프라 등을 활용한 지역 특화 노선을 개발하고 관광객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현재 운행 중인 서부산 관광지 순환 시티투어버스 ‘오렌지라인’을 조정해 기존보다 서부산권 관광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기존 부산 시티투어버스를 운영하는 부산관광공사가 운영과 관리 등 실무 업무를 맡기로 했다.

서부산 생태·문화체험 테마 노선은 문화관광해설사가 함께 탑승해 하루 동안 서부산을 둘러보는 일종의 관광 투어 프로그램 방식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부산역에서 출발해 △송도해수욕장 △감천문화마을 △국회부산도서관 △스타필드시티 명지점 △낙동강에코센터 △생태탐방선 △부산현대미술관 등 서부산 관광지 8곳을 경유한다. 전체 노선 길이는 52km 안팎에 달한다. 코스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8시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하루 한 차례 예약제로 운행될 예정이다.

시는 천혜의 자연환경이 매력적인 서부산을 알리겠다는 취지를 내세우지만 노선 경유지는 이런 특색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부산 생태·문화체험 테마노선은 국회부산도서관과 명지스타필드 등 대부분 실내 공간 중심으로 경유한다. 특히 스타필드는 다른 지역에도 많이 있는 쇼핑몰이고 관광객들이 즐길 만한 콘텐츠나 지역 대표 먹거리도 없어 서부산 대표 관광지라 부르기 어려운 곳이다.

낙조가 유명한 다대포해수욕장을 활용하거나 생태공원 철새 탐조 등 서부산권 지자체에서 관광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는 체험 콘텐츠는 노선에서 빠져 있다. 그나마 낙동강 에코센터와 생태탐방선 체험이 자연생태에 초점을 맞춘 경유지로 꼽힌다.

신규 관광객이 유입될지도 미지수다. 현재 부산 시티투어버스는 총 3개 노선이 운행 중인데, 모두 부산역에서 출발한다. 부산의 관문인 김해공항에서 출발하는 시티투어버스 노선은 없다. 김해공항은 올해 국제선 이용객만 9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될 만큼 유동 인구가 많은데,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 것이다.

서부산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연계할 노선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동의대 호텔·컨벤션경영학과 여호근 교수는 “생태와 문화 그 자체만을 콘텐츠로 내세우기엔 한계가 있다. 관광객들을 확 끌어들일 수 있는 구체적이고 매력적인 상품이 곁들여져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시 관광정책과 관계자는 “기존 시티투어버스와 겹치지 않고 차별성을 두기 위해 노선을 구성했다. 관광객들이 식사할 적절한 장소와 이동 거리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했다”며 “서부산권 관광 활성화를 위해 테마노선을 신설하는 만큼 부족한 점은 운행하면서 조금씩 수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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