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트 가루 ‘둥둥’ 부산 북항 다이빙풀 안전 논란
부산항만공사 작년 12월 개장
벽면 페인트 탈락, 유해성 우려
다이빙 수트에 실리콘 묻기도
“수질 문제 없지만 대책 강구 중”
‘부산 북항 마리나 다이빙풀&수영장’에 페인트가 떨어져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독자 제공
부산 북항에 개장한 다이빙풀 벽면 등에서 페인트와 실리콘이 떨어져 안전과 시설 관리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다이버들은 물속에 페인트 가루가 떠다니고 다이빙 수트에 실리콘이 붙기도 했다며 불안함을 내비친다.
부산항만공사(BPA)는 지난해 12월부터 북항 재개발 1단계 지역에 ‘부산 북항 마리나 다이빙풀&수영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다이빙풀 수심은 계단식으로 1.3m, 3m, 5m, 10m, 24m로 구분돼 초보자부터 전문가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수심 24m는 비수도권에서 가장 깊은 규모여서 다이버 발길이 꾸준히 이어진다. 풀장 내부 벽면에 해양 생물 등을 실감 나게 표현한 ‘트릭 아트’도 설치돼 있다.
문제는 다이빙풀 내부에 칠한 페인트가 곳곳에서 벗겨져 이용자 불만이 이어진다는 점이다. 다이버들은 깊이 10m 구역에 ‘부산항만공사’가 표시된 벽면 위쪽 부분 등에 페인트가 떨어져 휑하거나 너덜너덜한 상태라고 설명한다.
다이빙 강사 A 씨는 “벽면 페인트는 예전부터 벗겨졌다”며 “물속에 떠다니는 페인트 가루와 조각 등이 입으로 들어올 수 있어 인체에 해로운 게 아닌지 의심된다”고 했다.
그동안 다이버들은 페인트가 벗겨진 점을 꾸준히 지적했다. 한 포털 사이트 블로그만 검색해도 관련 문제에 대한 여러 게시글이 나온다. 이달 중순 방문한 다이버 B 씨는 ‘북항 마리나는 다 좋은데 페인트가 실시간으로 떨어지고, 가루와 덩어리 때문에 수질이 안 좋다’는 글을 사진과 함께 올렸다. 올해 6월 다이버 C 씨는 ‘페인트 가루가 떠다녀 시야를 방해한다’며 ‘초기 개장 때부터 발생한 문제인 듯한데 이대로 방치하는 건 심각하다’고 언급했다.
풀장 옆 배수구에 걸터앉았다가 다이빙 수트에 실리콘이 붙은 사례도 있었다. 다이버 D 씨는 “흰색 물질이 묻어 문의했더니 실리콘이라고 했다”며 “덜 마른 게 아닌지 의심스러웠는데 인체에 무해하다는 설명을 믿어도 될진 모르겠다”고 밝혔다.
BPA 측은 일부 벽면에 페인트가 벗겨지는 게 맞다며 대책을 고심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BPA 개발사업부 관계자는 “염소 때문에 페인트가 떨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물 장치와 수중 청소기 등을 이용해 야간에 주기적으로 부유 물질을 걷어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페인트가 떨어진 부분은 무독성 실리콘으로 보수했는데, 다이버들이 발에 끼는 핀으로 벽면을 차면서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다양한 안전 검사를 마쳤다고 강조하며 수질은 문제가 없는 상태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BPA 개발사업부 관계자는 “다이빙풀은 다중이용시설이라 여러 기관에 안전 검사를 맡겼다”며 “수질도 계속 검사하고 있는데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많은 다이버가 찾는 장소라 다양한 대책을 고민 중”이라며 “페인트가 좀 더 심하게 벗겨지면 물을 다 뺀 뒤 보수하는 방안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