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대 아파트 연속 보도로 사업 철회… 언론 파급력 실감"
부산일보 제5기 독자위 8월 회의
제5기 부산일보 독자위원회 8월 지면 평가 회의가 지난 28일 오후 부산일보사 4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일보사(대표이사 사장 김진수)와 〈부산일보〉 독자위원회(위원장 조시영)는 지난 28일 부산일보 4층 회의실에서 독자위원 7명과 김마선 부산일보 페이퍼랩 본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5기 독자위원회 8월 지면 평가 회의’를 열었다.
■수도권 로펌 분사무소 현장 취재 탁월
김소연(법무법인 예주 대표변호사) 위원은 “8월 20일 자 이현정 기자의 칼럼이 임팩트가 있었다. 후지산 경관을 해친다는 우려가 계속되자 일본의 한 건설사가 손해를 감수하고 다 지은 아파트를 철거한 사례를 들었는데 자연경관 보존의 중요성을 인식했다. 이기대 아파트 건립 문제점을 지적한 연속 보도를 통해 건설사가 아파트 사업을 철회해 언론의 파급력이 크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8월 15일 자 수도권 법무법인이 소속 변호사가 거의 상주하지 않는 분사무소를 부산에 열어 법률서비스 질이 떨어진다는 보도는 현장성이 뛰어났다”고 평가했다.
■시리즈 연관 기사 안내·링크 필요
조시영((주)명진TSR 대표) 위원장은 “6월 26일 자, 7월 1일 자, 7월 4일 자에 실린 ‘동남아 물류 최전선을 가다’ 시리즈 세 편은 생생한 현장 취재를 바탕으로 내용이 훌륭했다. 하지만 세 시리즈 기사가 지면과 디지털에서 연관 기사를 쉽게 찾아보도록 안내나 링크가 없어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또 “7월 25일 자 보도에서 부산의 공익변호사가 단 2명에 불과해 소외계층이 적절한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점을 잘 지적했다. 6월 27일 자 무연고 사망자 장례 관련 기사에서 ‘5년간 봉안 후 산골 처리’가 나오는데 ‘산골(散骨)’로 한자를 병기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퐁피두센터 분관 유치 이슈 지속 보도를
남영희(부산문화회관 본부장) 위원은 “퐁피두센터 분관 부산 유치는 당분간 지역 문화예술계의 이슈가 될 것으로 본다. 유치가 필요하다는 입장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는데 이슈가 나오는 것은 환영할 만하다. 어떤 시도가 있고 토론이 있어야 슬기로운 판단을 내릴 수 있다. 변화되는 사안을 지속적으로 보도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또 “부산콘서트홀과 부산오페라하우스를 총괄 운영하는 ‘클래식부산’의 초대 대표에 환영할 만한 인물이 와서 기대가 된다. 지역의 문화예술 기획자들도 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생겼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딥페이크 방법 자세한 묘사 자제해야
백윤서(초록우산 부산지역본부 과장) 위원은 “8월 14일 자 등 10대를 중심으로 딥페이크 음란물 범죄가 급증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 범죄로 아동·청소년 피해자들이 더 늘어나지 않도록 언론도 지속적으로 상황의 심각성을 알렸으면 한다. 다만 온라인 기사에서 딥페이크 방법을 너무 자세하게 묘사해 모방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든다”고 말했다. 또 “8월 23일 자 ‘통학버스 교내 승하차 갈등에 아동방임 혐의 고소당한 교장’을 다룬 기사를 보면서 부산에서도 ‘안심 승하차존’ 기준 설정과 제도 보완에 관한 내용도 다뤘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침례병원 활용 방안 해법 고민을
정연정(SIMC속바른내과 종합건강검진센터 행정원장) 위원은 “8월 13일 자에 ‘방치 침례병원, 활용 방안도 없어 답답’ 기사가 났다. 2017년 파산한 침례병원의 공공화 안건이 지난해 보건복지부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고, 노후화로 인해 활용 방안을 찾기가 쉽지 않다. 공공병원화나 용도 전환 등 어떻게 방향을 잡아갈 것인지를 지속 보도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부천 호텔 화재에서 화장실 문틈을 수건으로 막아 연기를 차단하고 샤워기를 틀어 기적적으로 생존한 간호학과생의 대처를 다룬 기사가 인상적이었다. 위기 상황에서 실질적 대처 방안을 현장전문가 의견을 참조해 보강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조무제 전 대법관 조용한 퇴직’ 기사 감동적
박재영(대륙금속(주) 전무이사) 위원은 “8월 6일 자 ‘조무제 전 대법관, 동아대서도 조용한 퇴직’ 기사는 감동적이었다. ‘청빈 판사’인 그는 대법관 퇴임 후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은 첫 대법관이었으며,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 때도 고위 법관 103명 중 꼴찌를 한 분이었다. 시대에 귀감이 되는 청렴한 법조인을 잘 조명했다”고 평가했다. 또 “8월 16일 자 피시랩소디-공동어시장의 숨은 공간들’ 기사는 새벽에 문을 여는 공동어시장에서 경매도 하고 식사와 차를 해결하는 생생한 삶의 현장을 훌륭하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지역 정치권, 현안 해결 적극 나서야
심재운(부산상공회의소 경제정책본부장) 위원은 “에어부산 분리매각, 산업은행 이전, 글로벌허브도시법 제정 등 지역의 굵직한 경제 현안들에 대해 지역 정치권이 추진 동력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한 아쉬움이 크다. 지방 소멸을 극복하기 위한 도시 활력 제고에 지역 현안은 선결 과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부산일보가 여당 대표 후보 인터뷰를 기획한 바 있다.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한 여당 대표의 의지와 지역 정치인들의 가시적 실천 계획을 묻고, 강한 책임을 요구하는 다양한 형태의 기획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답변
부산일보 김마선 페이퍼랩 본부장은 “이기대 아파트, 딥페이크, 부산콘서트홀 등 시민 생활과 밀접한 이슈를 계속 발굴하려고 노력한다"며 "사회적 비판과 더불어 시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지역의 숨은 이야기도 많이 찾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단순한 사실 전달에 그치지 않고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줄 수 있도록 한 발 더 들어가겠다"면서 "지역의 현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수렴될 수 있도록 공공포럼 역할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