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중 난타전’ ‘무박 2일 혈투’… 롯데, 한화 제압하고 위닝시리즈
29일 사직에서 14-11 힘겨운 승리
손호영 투런·전준우·나승엽 적시타
최대 9점 차로 이기다 맹추격 당해
7·9회 6점 허용하고 3점 차로 신승
태풍 탓 강풍·우천 악천후 속 경기
4시간 이상 접전 끝 자정 넘어 마쳐
적시타를 치는 롯데 전준우.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자이언츠가 ‘우중 난타전’에다 ‘무박 2일 혈투’ 끝에 한화 이글스를 물리치고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롯데는 애초 한화를 상대로 기대했던 ‘스윕승’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3연전 중 2승을 챙겨 가을야구 진출에 대한 희망을 이어갔다.
롯데는 29일 오후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시즌 10차전 홈경기에서 14-11로 힘겹게 이겼다. 이날 승리로 롯데는 전날 한화에 안방에서 0-7로 완패한 것을 설욕했다. 이로써 롯데는 지난 27일부터 시작된 한화의 3연전에서 2승1패를 기록 위닝시리즈를 챙겼다.
이날 경기는 제10호 태풍 ‘산산’의 영향으로 비가 내리고 바람도 강하게 부는 악천후 속에서 진행됐다. 이 때문에 두 팀 주자들이 미끄러운 주로 코스를 달리느라 애를 먹었다. 강한 바람으로 뜬공을 놓치는 수비 실책도 발생했다. 게다가 비 때문에 경기가 중단됐다 다시 열려 4시간 22분의 접전 끝에 자정을 넘겨서야 경기가 종료됐다.
적시타를 날리는 롯데 정훈.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와 한화의 10차전은 두 팀의 화끈한 화력전으로 평가된다. 우선 롯데 타선이 1회부터 폭발하기 시작했다. 선두 타자 윤동희가 좌익수 앞 안타를 쳐 1루로 진출한 뒤 고승민이 좌중간을 가르는 안타를 때려 주자 1, 2루를 만들었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손호영도 안타를 쳐 만루의 득점 기회가 생겼다.
해결사는 롯데 ‘캡틴’ 전준우였다. 전준우가 우중간 3루 적시타를 친 덕분에 1, 2, 3루 주자 모두 홈으로 들어와 롯데가 3점을 먼저 뽑아냈다. 이어 나승엽은 삼진 아웃을 당했지만, 7번 타자 정훈이 중견수 왼쪽 1루타를 쳐 3루 전준우가 홈으로 들어왔다. 이렇게 롯데는 1회말에 4-0으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투런홈런을 치고 있는 롯데 손호영.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는 3회말에도 1점을 추가했다. 레이예스가 우익수 앞 1루타를 치고 나간 뒤 정훈도 1루타를 쳐 2사 1, 2루가 됐다. 이어 박승욱이 볼넷을 골라 만루 상황이 만들어졌다. 9번 타자 손성빈이 유격수 오른쪽 내야안타를 때려 한화 유격수 이도윤이 2루에서 1루주자 박승욱을 포스 아웃시키지 못하고 세이프가 선언됐다. 동시에 3루의 레이예스는 홈에 무사히 도착해 5-0이 됐다.
롯데가 경기를 리드하던 중 4회초 롯데의 수비를 앞두고 강한 비로 경기 중단이 선언돼 노게임이 우려되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가 재개된 오후 9시 4회초부터 한화의 추격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한화 6번 타자 김태연이 1루타로 출루한 뒤 장진혁도 우익수 앞 1루타를 만들어냈다. 이어 이재원이 좌중간 안타를 치면서 2루 주자 김태연이 홈으로 들어와 1점을 만회했다. 9번 타자 이도윤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1루와 3루에서 이중 도루를 시도했다. 이원석은 2루에서 최초 아웃 판정을 받았으나 비디오 판독 결과 롯데 수비수의 주로 방해로 드러나 5-2가 됐다.
한화와의 시즌 10차전에서 선발 등판한 애런 윌커슨.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도 잠자코 있지 않았다. 롯데는 4회말 선두 타자 윤동희의 1루타에 이어 고승민의 2루타가 더해져 무사 2,3루 상황이 됐다. 이어 손호영과 나승엽, 정훈도 안타를 뽑아 내 롯데는 4점 더 추가한 9-2로 한화를 뿌리쳤다.
한화는 계속 추격했다. 5회초 요나단 페라자와 안치홍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고, 노시환이 볼넷으로 나가 무사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채은성이 병살타를 쳐 1득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롯데는 이에 질세라 5회말 2사 1루에서 손호영이 이민우의 두 번째 공을 공략해 투런포를 터뜨렸다. 두 팀의 점수는 11-3으로 벌어졌다.
구원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롯데 구승민. 롯데 자이언츠 제공
이후에도 두 팀은 엎치락뒤치락 경기를 이어갔다. 한화는 6회초 문현빈과 안치홍의 결정타로 점수를 내며 따라붙었고, 롯데는 6회말 나승엽과 윤동희의 결정타와 2루타로 다시 추격을 뿌리쳤다. 6회말 종료 시점에서 두 팀의 점수는 14-5로 가장 큰 점수 차가 났다. 그럼에도 지칠 줄 몰랐던 한화는 7회초 무려 5점을 뽑아내며 10-14로 점수를 확 좁혔다.
두 팀의 득점 없이 끝난 8회에 이어 9회초 한화가 마지막 공격을 시작했다. 롯데는 선발 애런 윌커슨이 5이닝까지 책임진 뒤 김강현과 한현희, 임준섭, 박진, 구승민을 내보내 한화의 맹추격을 가까스로 뿌리치고 있었다. 9회초가 되자 롯데의 마무리 김원중이 마운드에 올랐다. 한화는 1사 만루 기회를 잡은 뒤 노시환이 희생플라이를 쳐 1점 더 따라붙었으나 여기까지였다. 결국 승리의 여신은 롯데의 손을 들어줘 롯데가 14-11로 한화를 제압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