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에 ‘건강한 음식’과 ‘깨끗한 물’을 선물하다
코이카, 19일 파키스탄 펀잡주 파이잘라바드 농업대학 영양교육센터 준공식
파키스탄 수질모니터링시스템 역량강화 사업도 최근 성공적으로 완수
극심한 영양 실조와 만성적인 물 부족으로 신음해 온 파키스탄의 어린이를 비롯한 지역 주민들이 대한민국의 지원으로 건강한 음식과 깨끗한 물에 대한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는 19일 오후(현지시각) 파키스탄 펀잡주 파이잘라바드 농업대학(University of Agriculture, Faisalabad)에서 영양교육센터(Pakistan-Korea Nutrition Centre)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20일 밝혔다.
농업 국가인 파키스탄은 식량 자급률이 상대적으로 높음에도 불구하고 인구의 절반 가량이 영양실조 상태에 있다. 특히 1965년 이래로 5세 이하 아동의 44%가 발육부진, 15%가 급성 영양실조를 겪고 있다. 이는 빈곤뿐만 아니라 영양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부족한 지식이 주요 원인으로, 이를 개선할 적절한 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인력과 관련 시설도 부족한 실정이었다. 이에 코이카는 2020년부터 ‘파키스탄 아동 및 지역 영양 개선을 위한 영양센터 설립사업(2020~2024년/700만달러)’을 추진해 오고 있다.
코이카가 파키스탄 펀잡주 파이잘라바드 농업대학 안에 세운 영양교육센터는 3층 규모 3,046㎡의 면적으로, 30명 이상 수용가능한 기숙사 시설과 대형 컨퍼런스룸, 도서관, 강의실 등을 갖췄다. 식품 및 영양성분 분석을 위한 4개의 실험실과 각종 실험 기자재 또한 올해 추가 구축될 예정이다.
영양교육센터는 파키스탄 전역의 영양 교육 및 식품 분석을 담당하는 고도화된 전문 연구기관이자 인재양성기관의 역할을 하게 된다. 한국에서 연수받은 마스터 트레이너(영양교사 양성 강사)들이 파키스탄 전국 5개주 거점 대학과 협력해 학교 담당자, 보건인력, 임상영양사 약 12,000명을 대상으로 영양교육을 실시한다. 이렇게 교육받은 인력들은 다시 각 마을 단위 내 학생, 학부모 등 주민 120,000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전파한다.
코이카는 영양교육센터 설립에 더해 파키스탄의 영양 개선을 위한 교육 시스템 구축에도 힘써 왔다. 지난 해에는 파키스탄의 마스터 트레이너를 한국에 초청해 최고위 영양교육 전문가 양성을 위한 연수(2회 총 35명)를 실시했다. 이들은 파키스탄으로 돌아가 지역 학교 교사를 비롯해 임상영양사, 여성보건인력, 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영양 교육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식품에 대한 잘못된 미신이나 관념 등을 바로잡고 일상 생활 속 영양 및 건강에 대한 인식과 행동, 영양 상태 개선에 기여했다. 또한 영양교육 모듈(12개 강좌) 및 교보재(15건)와 현지 농산물을 활용한 영양 강화 레시피도 10건 이상 개발해,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함으로써 누구나 보고 배울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박기준 주파키스탄 대한민국 대사는 준공식에서 “우리 한국 정부의 지원으로 설립된 영양교육센터가 파키스탄 내 식량 안보 강화에 기여하는 지속가능한 성공 모델로 자리매김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크랄 아흐마드 칸 파이살라바드 농업대학교 부총장은 “코이카의 지원으로 설립된 영양교육센터는 파키스탄 국민의 영양 상태 개선과 건강 증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한국과 파키스탄 양국 관계가 더욱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코이카는 앞선 12일 이슬라마바드 세레나 호텔에서 ‘파키스탄 SDG 6 달성을 위한 수질모니터링시스템 역량강화 사업’ 종료식 겸 제3차 성과 공유 워크숍을 개최했다.
SDG 6란 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 6번 목표 ‘깨끗한 물과 위생’을 의미한다.
코이카는 파키스탄 정부의 수질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파키스탄 국민에게 안전한 식수를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2019년부터 올해까지 '파키스탄 SDG 6 달성을 위한 수질모니터링시스템 역량강화 사업'을 추진했다. 그 일환으로 파키스탄 정부 5개 부처(기후변화부, 환경보호국 등)와 협력해 수질 분석 인프라 구축, 전문 인력 양성, 데이터 관리 시스템 개발 등을 실시하기도 했다.
코이카의 이번 사업은 단순히 기자재를 지원하는 차원을 넘어 파키스탄 정부의 수질 관리 정책과 제도를 개선하고 현지 인력의 전문성을 높이는 등 지속 가능한 체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파키스탄 수질 분석 실험실 소속 공무원인 Nasira Abid(나시라 아비드)씨는 “코이카로부터 이론과 실무를 아우르는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받은 덕분에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수질 분석의 기초 이론부터 최신 분석 기법까지 폭넓은 지식을 습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에서의 교육이 많은 영감을 주었고, 새로운 분석 장비에 대한 이해도 높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연제호 코이카 파키스탄사무소장은 ”인간과 지역사회에서 물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면서 ”코이카 파키스탄 사무소의 최우선 과제로 파키스탄 정부 및 국민과 협력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 프로젝트로 교육과 컨설팅을 받은 파키스탄 전문가들이 다른 나라의 전문가를 양성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우희철 부산닷컴 기자 woohc@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