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 사상 최고치
미 금리인하 후 온스당 2600달러 넘어
중동·우크라이나 긴장 고조 영향
국제 금값이 온스 당 2600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가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종로본점에 진열되어 있는 골드바 모습. 연합뉴스
국제 금값이 온스 당 2600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가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미국 현물 금은 미 뉴욕 기준 20일(현지시간) 오후 1.3% 상승한 온스 당 2620.63달러(약 350만 1000원)에 거래됐다.
금값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후 처음으로 온스당 2600달러 선을 돌파한 뒤 잠시 주춤했으나 다시 상승 행진을 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연준이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으로 인하 주기를 시작하면서 금의 투자 매력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금은 이자가 붙지 않는 상품으로, 통상 금리 인하 시에 주목 받는다.
올해 금값 상승률은 27%로 2010년 이후 최고다. 로이터통신은 중동 지역 등의 정치적 갈등에 따른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금에 관심을 가졌다고 말했다.
포렉스닷컴의 애널리스트 파와드 라자크자다는 “지정학적 불안이 지속되면서 금 같은 안전자산으로 피난 수요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싱가포르 CIO 오피스 개리 두건 최고경영자(CEO)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재정 적자 우려가 커지고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긴장이 고조되면 투자자들은 금을 더 살 것”이라고 말했다.
미 달러화 약세로 인해서 다른 통화로 금을 사는 것이 더 저렴해진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골드만삭스와 UBS는 각각 내년 초와 내년 중반 온스 당 2700달러 돌파를 전망했고, 시티는 내년 중반 3000달러를 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금값 랠리가 과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TD 증권의 상품 전략가인 대니얼 갈리는 “연준 금리인하와 관련한 금 매수 수요가 아직 남아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 유입이 상대적으로 미미하고 아시아에서 여전히 매수 중단 상태인 점 등을 감안하면 이는 ‘극단적 포지셔닝(투자자들이 한쪽으로 과도하게 쏠림)’ 신호”라고 분석했다.
싱가포르 피델리티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조지 에프스타토풀로스도 현재 금융시장에는 경기침체에 걸맞은 수준의 금리 인하가 반영돼 있는데 만약 금리 전망이 달라지면 금값도 조정될 수 있다고 봤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