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조선에서 기름이 유출된다면… 부산해경, 해상방제 훈련
부산 앞바다에 기름 20kL 유출 가정
18분 만에 화재 진압, 기름 유출 막아
부산해양경찰서는 25일 오후 ‘민관 합동 해상방제 훈련’을 실시했다. 사진은 중앙특수구조단 대원이 기름이 새는 구멍을 막으러 선박 외벽에 매달려 있는 모습. 김준현 기자 joon@
부산 앞바다 유조선에서 대량의 기름이 유출되는 상황을 가정한 해상 방제 훈련이 실시됐다. 해양 오염에 대한 공동 대응 능력을 키우고자 부산 해양경찰, 부산시 등 7개 기관과 업체가 훈련에 참여했다.
부산해양경찰서는 25일 오후 2시 영도구 동삼동 국립해양박물관 앞 해상에서 ‘2024년 민관 합동 해상방제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날 해상방제훈련은 부산시, 항만소방서, 해양환경공단, (주)코아이 등 7개 기관과 업체가 공동으로 실시했다. 100여 명이 동원됐고 13척 선박이 훈련에 투입됐다.
이날 훈련은 부산항 북항 출입 항로에서 3500t급 유조선이 드론 테러를 당한다는 상황을 상정하고 실시됐다. 드론 폭격으로 유조선에 불이 나고 선박에 구멍이 생겨 기름 20kL(킬로리터)가 바다로 유출됐다고 가정했다. 훈련 효과를 높이고자 실제 8000t급 유조선을 사고 선박으로 섭외했다는 게 부산해경 관계자 설명이다.
부산해경이 해상방제훈련을 시행하는 이유는 부산항 북항이 전국에서 물동량이 많은 항구에 속하기 때문이다.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항 북항에는 총 684만 4445.5 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분)가 처리됐다. 화물뿐 아니라 유조선 등 기름이 오가는 경우도 많기에 언제든지 대형 해양 오염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잠재한 셈이다.
부산해경 측은 훈련이 시작한 오후 2시를 기준으로 약 18분 만에 화재 진압부터 기름 유출 원인인 구멍을 모두 차단했다. 중앙해양특수구조단 소속 대원 2명이 선박 외벽에 매달려 초고압 자석패드로 기름이 새는 구멍을 순식간에 막는 것은 이번 훈련의 백미였다. 향후 선박 4대가 이중으로 오일 펜스를 구축해 기름 확산을 막고 나머지 부산해경 선박이 기름을 제거하면서 훈련은 마무리됐다.
부산해경 관계자는“이번 부산 민·관 합동 해상방제 훈련을 통해 해양 오염을 대처하는 여러 기관의 협력 체계를 강화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대규모 해양 오염 사고 대응 능력을 올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부산해양경찰서는 25일 오후 ‘민관 합동 해상방제 훈련’을 실시했다. 사진은 해상에 오일펜스가 이중으로 설치된 모습. 김준현 기자 joon@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