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도시 수장 박형준-오세훈, 돋보인 특강 교류
지난달 30일 박 시장 서울 강연
8월 말엔 오 시장이 부산 찾아
수도권-지역 상생 발전에 공감
부산과 서울, 대한민국 양대 도시를 이끄는 박형준 부산시장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특강 교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두 도시 간 교류협력이 수도권-비수도권 상생의 새로운 전기로 이어질지 관심을 모은다. 두 시장은 수도권 일극주의에 따른 대한민국의 위기와 균형발전 당위성에 깊이 공감하면서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을 위해 부산과 서울이 손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지난달 30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을 위한 최후의 보루, 부산’을 주제로 특별 강연을 진행했다. 박 시장은 “수도권 일극 체제를 완화, 극복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이 가지고 있는 허들, 도전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면서 국가균형발전의 해법으로 부산을 글로벌 허브도시로 도약시켜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박 시장은 단순히 부산만의 발전이 아닌, 수도권의 심각한 도시 문제 해결과 일과 삶의 균형 등 수도권 주민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국가균형발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해 젊은 공무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강연장을 가득 메운 서울시 공무원들은 박 시장의 강연을 시종 경청하면서 연이어 질문을 던졌다. 한 직원은 부산의 핵심 현안인 산업은행 본사 부산 이전 문제를 거론하면서 “금융기관들을 비롯한 관련 산업 기반이 모두 서울에 있는 상황에서 산은 본사만 부산으로 옮겨간다고 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겠느냐”고 질문했다. 박 시장은 “단순히 산은 본사를 이전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관련 산업을 일으키고 금융 생태계를 만들어 부산을 아시아 금융허브로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며 “부산은 인프라, 산업, 인재에 대한 혁신과 삶의 질 높은 고품격 도시 조성을 통해 글로벌 허브도시로 거듭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연을 경청한 오 시장은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이 고등학교 선배인데 그 중에서도 무서운 사람이 한 해 선배”라면서 박 시장과의 남다른 인연을 소개했다. 서울 대일고 출신인 오 시장은 박 시장의 고교 1년 후배이고 대학도 나란히 고려대를 나왔다. 오 시장은 “부산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열정, 꿈을 펼치기 위한 타 지방 및 중앙정부 도움에 대한 염원 등이 오롯이 담겨 있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명강연이었다”고 극찬했다.
박 시장의 이날 특강은 지난 8월 23일 오 시장이 부산을 방문해 부산시청 공무원을 대상으로 민선 8기 서울시정 철학인 ‘동행·매력특별시 서울’을 주제로 진행한 특강에 대한 화답으로 마련됐다. 두 도시는 서로의 정책을 벤치마킹하고, 도시디자인, 관광 활성화, 스타트업 육성, 정원 문화 확산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도 우호 교류를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양대 도시 수장이 남다른 ‘케미’를 과시하며 국토균형발전에 힘을 모으고 나서면서 산업은행 이전과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 제정 등 부산을 남부권 혁신 거점으로 도약시키는 기반을 만드는 데도 우호적인 기류를 조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