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로또청약’ 올해만 전국 9곳…동탄역 롯데캐슬 경쟁률 1위
한국부동산원 국회 이연희 의원 제출 자료
경쟁률 상위 10위 중 1곳 빼고 올해 진행
무순위 청약 자격조건 완화 등이 원인으로
경기 화성시 ‘동탄역 롯데캐슬’. 동탄역 롯데캐슬 청약에는 1가구 모집에 294만 4780명이 몰려 사상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홈페이지
이른바 아파트 ‘로또 청약’이 올해만 전국에서 9곳이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5년간 이뤄진 로또 청약에서 경쟁률 상위 10위 중 9곳이 올해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로또 청약이란 기존 아파트 당첨자 중에 부적격 당첨자가 있거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계약을 포기할 경우 발생하는 청약 물량을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청약기회를 주는 것으로, 당첨 뒤 10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가져올 수 있다는 뜻으로 이렇게 불린다.
4일 국회 국토위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이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공급된 무순위 청약 경쟁률 1위는 지난 7월 청약을 진행한 경기 화성시 ‘동탄역 롯데캐슬’이다.
동탄역 롯데캐슬 청약에는 1가구 모집에 294만 4780명이 몰려 사상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동탄역 바로 옆에 건설돼 10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이 예상되던 곳이었다. 당시 청약홈 사이트가 마비돼 부동산원이 청약 접수기간을 하루 더 연장하기도 했다.
이어 지난해 6월 분양한 서울 동작구 ‘흑석 자이’가 82만 9801대 1로 2위였고 올해 5월 세종 어진동에 분양한 ‘세종 린 스트라우스’가 43만 7995대 1로 3위였다.
그 뒤를 이어 △올해 2월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33만 7818대 1) △올해 4월 경기 하남시 감일 푸르지오 마크베르(28만 8750대 1) △올해 4월 세종 어진동 세종 한신더휴 리저브2(24만 7718대 1) △올해 6월 경기 성남시 중원구 e편한세상 금빛 그랑메종 3차(19만 8007대 1) △올해 7월 성남시 수정구 판교밸리자이 1단지(15만 4688대 1) 등이었다.
최근 5년간 경쟁률 상위 10위 중 흑석 자이를 제외하고는 모두 올해 청약이 진행됐다.
무순위 청약이 이처럼 올해 들어 더욱 과열 양상을 보이는 것은 청약 자격 완화와도 관련이 있다.
집값 급등기 무순위 청약이 과열 양상을 빚자 정부는 2021년 5월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무주택자’로 청약 자격을 제한했다. 그러나 2022년 하반기부터 주택 시장이 얼어붙고 지난해 2월 서울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 일반분양에서 미분양이 대거 나오자 사는 지역과 주택 수와 관계 없이 누구나 청약할 수 있도록 요건을 완화했다.
이에 더해 공사비가 상승하고 서울 아파트 가격이 오르자 무순위 청약에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청약제도가 자체가 무주택자 주거안정이라는 취지를 갖고 있는만큼 무순위 청약도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탄역 롯데캐슬 무순위 청약에서 당첨자는 40대로 확인됐다. 흑석 자이 당첨자도 40대로 나타났다. 세종 린 스트라우스와 세종 한신더휴 리저브2, e편한세상 금빛 그랑메종은 각각 30대가 당첨됐다.
이연희 의원은 “무순위 청약이 일확천금의 기회를 노리기 위한 투기성 목적으로 변질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