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2024] 이준익 감독 “BIFF, 부산시민 애정 어린 시선에 힘 얻어요”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
“천만 영화 이후 큰 책임감 느껴
남포동 분위기가 BIFF의 저력”

이준익 감독이 5일 오후 부산 중구 BIFF 광장 야외무대에 올라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BIFF 제공 이준익 감독이 5일 오후 부산 중구 BIFF 광장 야외무대에 올라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BIFF 제공

영화 인생 31년. 이준익 감독은 한국 영화 태동기부터 부흥기, 황금기까지 충무로 한 가운데서 모두 함께한 영화인이다. 1993년 영화 ‘키드 캅’을 선보인 후 ‘황산벌’ ‘왕의 남자’ ‘라디오스타’ ‘부당거래’ ‘사도’ ‘동주’ ‘자산어보’ 등 흥행성과 작품성을 모두 챙긴 작품이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이 감독이 천만 관객을 모은 작품은 2005년 개봉한 ‘왕의 남자’. 당시 1000만 명이란 숫자는 지금보다도 더 귀한 결과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신드롬급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셈이다.

이 감독은 “다른 건 몰라도 ‘왕의 남자’에 대한 무한한 책임 의식이 있다”며 “영화를 만든 사람은 관객의 성의에 응답하고,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는 ‘왕의 남자’가 스무 살이 된 해다. 이 작품은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충무로 대표 영화를 언급할 때 늘 빠지지 않고 언급되면서 관객 사랑을 받고 있다. 이 감독은 “오늘 영화를 처음 본 관객도 많더라”며 “‘왕의 남자’가 개봉했을 때 태어난 관객도 있었는데, 작품이 오래 사랑받을 수 있어 너무 감사한 마음”이라고 했다.

이 감독은 이 작품을 ‘영화 작업의 밑천’이라고 했다. 감독이 원동력 삼아 한 작품 한 작품 해나갈 수 있게 하는 밑바탕이란 설명이다. 이 감독은 “‘왕의 남자’가 개봉한 뒤 흥행 전 느꼈던 긴장을 아직도 놓은 적이 한 번도 없는 것 같다”면서 “이 작품 덕분에 함부로 행동하기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애틋한 작품이라 그 밑천이 훼손되지 않게 하려고 늘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과 부산국제영화제(BIFF)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남포동 BIFF 거리는 대한민국 어디서도 동일한 분위기를 내지 못하는 아주 독창적인 공간”이라면서 “모이는 관객은 다르지만,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시간이 멈춰있는 것처럼 그 온도는 식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이게 부산시민이 영화를 사랑하는 온도이고, BIFF가 가진 저력입니다. 그 애정 어린 시선을 듬뿍 받으면 저도 힘을 많이 얻어요. 이곳의 공기는 저를 기분 좋게 만들고 행복하게 합니다.(웃음)”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