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 3일 해군 병영체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웠어요”
부산국제장애인협의회
지난 10~12 진해 해군교육사령부에서
제식 훈련, 군가 교육, 조함 실습, 소화 방수 훈련
300여 명 참여, 군인과 함께 우정의 무대도
발대식에서 유공자 부산시장 표창 수여
“진짜 해군이 된 것 같아요. 다음번에도 꼭 오고 싶어요.”
지난 10일 경남 진해 해군교육사령부(사령관 김성학) 기초군사교육단 연병장에 300여 명의 특별한 군인들이 모였다.
이들은 (사)부산국제장애인협의회(회장 강충걸)가 주최하고 부산금정로타리클럽(회장 박진규)이 주관한 지난 10~12일 ‘제30주년 통일 염원과 충무공 이순신 장군 정신 계승 해군 병영 체험’에 참가한 장애인과 가족, 자원봉사자 등이다.
행사 첫날에는 참가자들이 부산시청에서 발대식을 하고 버스 편으로 진해로 이동해 제식 훈련과 군가 교육을 받았다.
둘째 날에는 수영 훈련, 조함 실습, 소화 방수 훈련을 체험하고 해군 장병과 함께 ‘우정의 무대’ 공연을 펼쳤다.
마지막 날에는 실내 교육과 퇴소식으로 병영 체험 일정을 마무리했다.
매일 오전 6시 기상과 식사, 9시 30분 바다의 상징색인 푸른색 모자와 조끼를 착용한 이들은 연병장에서 체조로 몸풀기하고 훈련 일정을 시작했다.
처음 보는 해군과 교관들의 모습에 잠시 긴장한 눈빛이 역력했지만 시간이 흐르자 어느새 우렁찬 함성과 함께 훈련의 재미에 푹 빠졌다.
입소식과 간단한 제식훈련 뒤 이들은 해군 군함 장비 등 체험과 견학의 시간을 가졌다.
TV에서만 봤던 함정의 장비를 직접 눈앞에서 감상하자 장애인들은 신기한 듯 장비 사용법 등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즐거워했다.
이후 장애인들이 제식 훈련 때 배운 해군 경례 “필승”을 외치며 마주하는 사람에게 인사를 나눴다. 또 체험 훈련 중 구호를 목청껏 외치며 자신감과 용기를 내비쳤다.
오후에는 충무공 이순신 제독 참배 행사로 병영 체험에 참여한 대원들의 참배, 기수단 입장, 충무공 이순신 제독에 대한 묵념, 참가 대원 장애인 대표 우리의 다짐, 참배사, 추모사, 충무공 정신 12계 결의문 봉독이 있었다. 이어 통일기원 행사로 통일 기원문, 평화통일 결의문, 합수합토제문 봉독, 백두산에서 가져온 흙과 물, 한라산의 흙과 물을 합치는 합수합토 행사가 진행됐다.
특히 이날 ‘우정의 무대’는 배병철 부산시 사회복지국장, 이경옥 (주)참콤 회장, 금정로타리클럽과 한일라이온스 회원, 후원 이사 등과 해군교육사령부 군인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우정의 무대는 해군교육사령부 군악대와 농악대 협연,(사)시읽는문화(이사장 김윤아)의 시극 ‘충무공 이순신’과 발달장애인 ‘이지투게데’ 합창단 합창과 청소년 극단 ‘하이파이브친구들’의 뮤지컬 공연, 장애인 공연단의 태권도 시범 등이 펼쳐졌다. 또 초대 가수 서정아와 윤영아의 노래, 평양예술단 특별공연이 이어져 장애인과 자원봉사자, 군 관계자 등 지켜보던 이들은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격려했다.
마지막날인 12일 체험 훈련은 안전을 고려한 실내 교육과 퇴소식으로 마무리됐다.
훈련에 참여한 모든 장애인에게는 기념으로 병영 훈련 수료증과 특별 제작된 기념 메달이 수여돼 그 의미를 더했다.
이번 행사에서 눈사랑안과의원(원장 전웅찬)은 행사 유니폼과 모자를 후원했다.
김성학 해군교육사령부 사령관은 “육체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해군의 정신을 함양함으로써 참가자에게 재활 의지를 북돋아 주고자 마련된 것”이라며 “이들이 끝까지 해내려고 노력하는 모습에서 오히려 감동을 받았으며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다”고 전했다.
참여한 김두용 씨는 “힘들었지만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있게 체험에 임했다”며 “모의 함정 조정을 할 때는 진짜 해군이 된 것처럼 기분이 좋았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보호자 박정숙 씨도 “체험 기간 내내 옆에서 응원해 주고 도와준 군인들에게 너무 고맙다”며 “잊지 못할 체험이었고 아이들에게 큰 자랑거리를 만들어 줘 가슴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앞서 10일 오전에는 부산시청 1층 대강당에서 ‘장애청년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제30주년 통일 염원 및 충무공 이순신 장군 정신계승 해군병영체험’ 발대식을 열었다.
발대식에는 박형준 부산시장, 하윤수 부산시교육감, 양재생(부산상공회의소 회장) 고문, 이근철 (국제로타리클럽3661지구 2014-2015 총재·(주)삼정 회장) 행사 명예대회장, 이상규(부산아동복지후원회장) 행사 명예회장, 이영재(당코리 회장)·황소용 고문, 임영규(전 해군 대령) 부산국제장애인협의회 봉사단장 등 400여 명 참석했다.
행사는 군악대 연주, 개회사, 기수 입장, 강충걸 회장 인사말·내빈 소개, 경과 보고, 유공자 시상, 박형준 시장 축사, 하윤수 부산시교육감, 양재생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이근철 명예 대회장·이상규 명예회장 축사, 해군작전사령부 군악대 연주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행사가 끝난 후 참가자들은 버스를 타고 진해 해군교육사령부로 출발했다.
박형준 시장은 “장애인들이 해군교육사령부에 입영해 2박 3일간의 합숙 훈련을 통해 협동, 단결, 희생, 인내 정신을 배우고, 해양 훈련과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정신교육을 통해 ‘하면 된다’는 용기를 가질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윤수 교육감은 “해군병영 체험은 몸의 불편함을 뛰어넘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도전 정신과 극복 의지를 키워준다”며 “장애인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기회가 될 것인 만큼 이번 체험이 장애를 뛰어넘어 여러분의 꿈을 향해 도약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재생 회장은 “된다! 된다! 잘된다 더 잘된다!는 초긍정적인 정신으로 이번 훈련을 통해 장애인들은 협동, 단결, 희생, 인내 정신을 배우고 충무공 정신교육을 통해 ‘하면 된다’는 용기를 키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발대식을 마친 참가자들은 버스 7대에 탑승해 진해 해군교육사령부에 도착, 병영 체험에 들어갔다.
노창근(부산금정로타리클럽 2019-2020 회장·충원EnC 대표) 행사 대회장은 “부산 지역 장애인들이 해군 병영 체험을 하면서 할 수 있다는 장애 극복 의지를 다지고 나라 사랑 정신을 되새기는 의미 있는 행사다”고 말했다.
강충걸 회장은 “장애인과 함께하는 통일 염원 행사를 시작했는데 올해로 벌써 30년이 됐다. 단 한 번의 안전사고도 없었는데 이건 기적이다. 하늘이 도왔다”며 “장애인들에게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보호보다는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매년 행사를 해왔다”고 밝혔다.
이날 유공자 시상에는 △(주)신도시엔지니어링 종합건축사사무소 박찬실 회장 △기은산업(주) 김옥정 대표 △라라토리아 부산라라샵 김현옥 대표△부산베스트클럽 이향자 창립회장 △(주)코스투어앤골프 김옥순 대표 △3H침대 이미서 센터장 △세보테크 조광현 대표 △홍인빌딩 노기철 대표 △(주)대한크린에어 김훈규 대표 △도로교통공단 남부운전면허시험장 전은세 씨 등이 부산시장 표창을 받았다.
강성할 기자 sh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