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 독대 내주초 정해졌는데…친윤-친한 김 여사 두고 난타전
한 대표 “대통령실 인적 쇄신 필요” 14일에도 “김 여사 라인 존재하면 안 돼”
대통령실 “여사 라인이 어디 있나” 발끈, 친윤 권성동도 “평론 수준 정치…실패할 것”
윤·한 내주 초 독대 조율 중…양측 갈등에 김 여사 관련 ‘조치’ 합의 불투명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내주 초 독대 일정을 확정한 상황에서 김건희 여사 문제를 둘러싼 대통령실·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의 갈등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이번 독대의 최대 쟁점으로 예상되는 김 여사 문제에 대한 접점을 찾을지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대표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자신이 대통령실의 ‘김건희 여사 라인’을 쇄신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는 분석에 대해 “그런 라인은 존재하면 안 된다”며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앞서 한 대표는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을 향해서도 “국민이 납득할만한 결과를 내놔야 한다”며 사실상 기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는 등 연일 김 여사에 대한 압박성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공적 업무 외에 비선으로 운영하는 조직 같은 것은 없다”면서 “뭐가 잘못된 것이 있어서 인적 쇄신인가. 여사 라인이 어디 있는가”라고 한 대표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대통령실의 라인은 오직 대통령 라인만 있을 뿐”이라며 “김대남 전 행정관과 같은 이런저런 사람의 유언비어 같은 얘기를 언론이 자꾸 확대하고 휘둘리면 안 된다”고도 했다.
친윤 핵심인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한 대표의 잇단 김 여사 관련 언급에 대해 “법무부 장관으로 1년 7개월 재직하며 (김 여사에 대해) 기소조차 못 했으면서, 이제 와서 ‘국민의 눈높이’를 운운하고 있다”면서 “평론수준의 정치나 하는 것이 당 대표와 그 측근의 역할인가”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를 비난하며 자기 세를 규합한다고 해서, 장밋빛 미래가 절로 굴러오는 것이 아니다”며 “한 대표가 지금과 같은 길을 걷는다면, 과거 정권의 실패를 반복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한 대표는 곧바로 “권 의원 같은 분들이 탄핵 공포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불쾌감을 표했고, 권 의원 역시 “겉치장에만 신경 쓰면서, 분열과 갈등을 심는 정치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되받는 등 양측의 갈등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이와 관련,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의 이번 독대에서 김 여사 문제에 대한 ‘조치’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 확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한계인 박정훈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한 대표와의 독대를 수락한 배경에 대해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얘기를 다 들어줄 수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는 (들어줄)마음을 먹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통령실과 친윤계가 한 대표를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내주 독대의 성과를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10·16 재·보궐선거가 끝난 직후 구체적 일정 조율을 거쳐 이르면 내주 초에 만나 정국 현안을 논의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