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한발 긴장 고조, 의중 잘 파악하고 면밀히 대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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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지적 도발 가능성 상당히 높아져
정치권, 국가 안위 초당적 협력 절실

북한이 남한 무인기의 평양 추가 침투 가능성에 대응한다며 인민군 총참모부 지시로 국경 부근 포병부대들에 완전사격 준비태세를 갖추도록 한 가운데 14일 오후 인천시 옹진군 대연평도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 해안에 설치된 해안포 포문이 열려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남한 무인기의 평양 추가 침투 가능성에 대응한다며 인민군 총참모부 지시로 국경 부근 포병부대들에 완전사격 준비태세를 갖추도록 한 가운데 14일 오후 인천시 옹진군 대연평도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 해안에 설치된 해안포 포문이 열려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평양 상공에 대북 전단 무인기 침범’ 주장으로 남북 긴장이 고조되면서 군사적 충돌 우려까지 높아지고 있다. 북한은 중대성명을 내고 “평양 상공으로 한국의 무인기가 침투해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며 “모든 공격력 사용을 준비 상태에 두고 최후통첩한다”라고 밝혔다. 북한군은 이미 국경선 부근 포병연합부대에 완전 사격대기태세로 전환하라는 작전예비지시를 하달했고, 군사분계선(MDL) 일대에 방벽을 쌓고 지뢰를 매설하는 등 요새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북측이 무인기 사태를 빌미로 국지적 도발을 감행할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국방부는 이에 대해 “끊임없이 도발을 자행하고 최근에는 저급하고 치졸한 오물풍선 부양을 해온 북한이 반성은커녕 우리 국민까지 겁박하려는 적반하장의 행태”라고 경고했다. 국방부는 이어서 “우리 국민 안전에 위해를 가한다면 그날이 바로 북한 정권의 종말이 될 것”이라면서 오히려 긴장도를 높이는 장면까지 연출하고 있다. 이처럼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사회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16일 한국을 방문하고, 같은 날 한미일 3국 외교차관 회의가 열려 북한의 도발 우려에 대해 논의한다. 실제로 최근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에는 “1950년 한국전쟁 이후 한반도 전쟁 발발 가능성이 최고조에 달했다”는 전문가 기고가 게재될 정도다.

북한이 엉뚱한 일을 트집 잡아 군사적 위협을 가하는 것은 전혀 새로울 게 없는 레퍼토리다. 북한은 지난 5월부터 6000개 이상의 오물풍선을 살포하고, 수도권 상공에 무인기를 침투시키는 등 남북한 군사 긴장을 고조시킨 주역이다. 특히, 북한이 평소와 달리 ‘북항 방공망 침투 사건’을 주민에게 공개한 것은 일차적으로 대외 위협을 고취해 내부 동요를 막는 목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 수해와 경제난 등 거듭된 실정의 원인을 남측에 전가해 내부 결속을 다지고, 남남갈등을 자극하려는 의도도 숨어있다. 대외적으로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북한이 7차 핵실험이나 국지적 도발을 감행해 존재감을 과시할 것이라는 추측도 많다. 다만, 이번에 북한이 밝힌 무인기 침투 사건과 긴장 고조의 의중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면밀히 파악하고 빈틈없이 대응해야 한다.

국민이 이 시점에서 궁금한 것은 정부가 남북한 긴장 상황을 제대로 통제하고 있는지다. ‘정권 종말’ 등 불필요한 말과 행동으로 무력 충돌의 단초를 제공하는 것은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우발적 충돌이 없도록 위기관리가 필요하다. 물론, 우리 군은 어떤 경우라도 확실한 위기 대응 체계를 갖춰야 할 것이다. 혹시라도 정부가 통제하지 못한 민간단체의 활동도 조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여야 정치권은 국가 안위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일에 대해서만큼은 초당적으로 협력하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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