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전국 최초’ 농촌형 자율주행버스 15일부터 하동군 달린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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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2일까지 시범운행…6.7km 구간
터미널·병원 등 거쳐…교통 편의성 향상
안전시스템 구축…안전요원 탑승해 대비

경남 하동군에 15일부터 농촌형 자율주행버스가 시범운행에 들어갔다. 운행 요금은 시범운행 기간인 12월 22일까지는 무료며, 이후에는 100원으로 책정됐다. 김현우 기자 경남 하동군에 15일부터 농촌형 자율주행버스가 시범운행에 들어갔다. 운행 요금은 시범운행 기간인 12월 22일까지는 무료며, 이후에는 100원으로 책정됐다. 김현우 기자

“하동읍에서 순환버스를 탈 수 있어서 정말 편합니다” “사람이 운전대도 안 잡았는데 차가 저절로 갑니다. 너무 신기합니다”

부산·울산·경남 지역 첫 자율주행버스가 경남 하동군에 도입됐다. 농촌형 자율주행버스로는 전국 최초 사례다. 15일 오전 첫 운행에 들어갔는데,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지 않는 생소한 모습에 버스에 오르는 승객마다 신기함을 감추지 못했다.

자율주행버스는 20분 간격으로 하동읍 주요 구간 6.7km를 순환하며 운행한다. 운행코스는 ‘하동터미널-화산마을-연화마을입구-교통쉼터(시장)-하동읍행복지센터-하동노인장애인복지회관-문화예술회관-도서관-광평입구-하동군청-터미널’이다. 운행 요금은 시범운행 기간인 12월 22일까지는 무료며, 이후에는 100원으로 책정돼 군민들의 부담을 덜어줄 예정이다.

하동군은 그동안 면 지역과 읍을 오가는 농어촌버스는 운행됐지만 읍내를 도는 버스는 없었다. 그 때문에 읍 주민, 특히 노인층은 가까운 거리도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 등 불편이 컸다. 하지만 이번 자율주행버스 도입으로 읍내 주요 구간을 보다 편하게 이동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시외버스터미널·기차역과의 접근성이 좋아져 대중교통 취약 주민들의 교통 편의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동읍의 한 주민은 “하동터미널에서 문화예술회관까지 가려면 도보로 1시간 정도 걸렸다. 하지만 버스를 타면 10분 만에 갈 수 있다. 평소 시장이나 병원을 자주 다니는데 앞으로 자주 이용할 것 같다”며 자율주행버스 도입을 반겼다.

하동군은 그동안 면 지역과 읍을 오가는 농어촌버스는 운행됐지만 읍내 순환 버스는 없었다. 이번 자율주행버스 도입으로 군민들의 교통 편의성이 대폭 향상될 전망이다. 김현우 기자 하동군은 그동안 면 지역과 읍을 오가는 농어촌버스는 운행됐지만 읍내 순환 버스는 없었다. 이번 자율주행버스 도입으로 군민들의 교통 편의성이 대폭 향상될 전망이다. 김현우 기자

교통사고 우려에 불안감을 느끼는 승객도 일부 있었지만 버스는 별다른 문제 없이 노선 한 바퀴를 완주했다. 오히려 교통법규를 엄격히 준수해 운행하기 때문에 체감 상 사고 발생 가능성은 더 낮은 느낌이다.

비상사태에 대한 대비도 잘 이뤄져 있다. 먼저 현행법에 따라 안전요원이 탑승해 비상시나 노인·어린이 보호구역 운행 시에는 수동 조작에 나선다. 불법주정차 차량이나 무단횡단 보행자 등 돌발상황이 가장 큰 문제인데, 읍내 주요 13개 구간에 스마트폴과 안전시설을 설치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한다. 군은 시범운행에 앞서 국토교통부·한국교통연구원과 현장 점검까지 마무리했다. 이밖에 끼어들기 등 위험상황에 대해서는 경찰이 수시단속과 함께 운전자 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여러 차례 확인을 통해 안전성은 검증했다. 자율주행 버스는 저렴한 비용으로 주민들이 자유롭게 읍내를 이동할 수 있게 해주며, 주민 이동권 보장과 대중교통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수도권 중심으로 일부 구간에 자율주행버스가 도입된 적은 있지만 하동처럼 농촌지역에 들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부울경 지역에서 자율주행버스가 도입된 건 최초다. 울산시는 내년 상반기 도입을 검토 중이며, 부산시 역시 내년 하반기 오시리아 관광단지 일원에서 자율주행 셔틀버스 운행을 검토 중이다.

자율주행버스는 안전요원이 탑승해 비상시나 노인·어린이 보호구역 운행 시에는 수동 조작을 한다. 김현우 기자 자율주행버스는 안전요원이 탑승해 비상시나 노인·어린이 보호구역 운행 시에는 수동 조작을 한다. 김현우 기자

하동군은 농촌형 자율주행버스가 단순한 교통 환경 증진에 그치지 않고 지역 소멸 위기 극복을 위한 방안이라고 판단한다. 현재 하동은 인구 감소로 대중교통 운행이 축소되고 주민 생활 여건이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에 군은 농촌지역 최초로 자율주행버스 공모에 지원했고, 지난해 6월 최종 선정됐다. 지난 1년여간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연구원의 컨설팅을 받으며 총 20억 4300만 원의 사업비로 차고지와 승강장, 스마트폴, 안전시설 등을 구축하고 농촌 지역에 맞는 짐칸을 겸비한 자율주행차 제작을 통해 시범지구 운행을 준비해 왔다.

하승철 하동군수는 “자율주행 버스가 하동의 교통 환경을 혁신해 주민들에게 더 나은 생활 환경을 제공할 것이다. 자율주행 버스 도입은 농촌 지역의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다. 이를 통해 대중교통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지역 주민들의 생활 편의성을 높일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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