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서 선보인 OTT콘텐츠 연이어 공개
‘지옥2’ ‘좋거나…’ ‘전,란’ 등 작품
영화제 기간 중 혹은 직후 공개
“영화제 상영 의미 퇴색 우려도”
올해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첫선을 보인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콘텐츠들이 폐막 전후로 속속 공개되고 있다. 그동안 BIFF 초청작이 빨라도 한 달 정도 기간을 두고 스크린에 걸렸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영화계에서는 이런 변화를 두고 고민이 필요하다는 쪽과 달라진 흐름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등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17일 콘텐츠 업계 등에 따르면 오는 25일에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 시즌2가 공개된다. 이 작품은 올해 BIFF '온스크린' 부문에 초청돼 관객을 만났다. 영화제 기간 스크린에서 상영됐던 이 작품은 BIFF 폐막 불과 2주 만에 OTT 플랫폼에서 전 세계 시청자를 만나게 되는 셈이다.
앞서 개막작이었던 넷플릭스 영화 ‘전,란’은 BIFF 폐막일인 지난 11일 이미 공개됐다. 온스크린 부문에 초청됐던 티빙 시리즈 ‘좋거나 나쁜 동재’ 역시 영화제 기간인 지난 10일부터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두 작품 모두 BIFF 화제작인 데다 상영 회차가 적었고, 곳곳에 전면 광고를 했던 만큼 BIFF 행사 당일부터 OTT 공개일까지 화제성을 이어가고 있다.
영화계에선 이런 흐름을 두고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콘텐츠 산업의 지형도가 달라진 만큼 BIFF 초청작의 공개 형태와 시기 역시 변화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한 제작사 관계자는 “OTT 콘텐츠 같은 경우는 BIFF 역시 하나의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바로 공개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봤다.
일각에서는 BIFF 초청작을 곧바로 OTT 플랫폼에서 공개하게 되면 영화제 상영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BIFF를 찾았던 김영찬(33) 씨는 “개막작을 볼까 했지만 11일에 OTT에서 공개하길래 굳이 예매를 안 하고 공개일에 휴대폰으로 봤다”며 “영화제 폐막식 전에 개막작을 OTT로 볼 수 있는 게 맞나 싶긴 했다”고 말했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스크린 홀드백이 무너지고 있는 모습을 BIFF에서도 볼 수 있는 것”이라며 “영화제 고유의 가치가 흔들리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