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도 아닌데…김동욱 전 의원이 통영 동원중·고교에 1억 희사한 까닭은?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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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친 김기섭 초대 충무시장 모교
“더 많은 인재 배출 밑거름 되길”
동원학당, 졸업생 장학재단 설립

학교법인 동원학당은 지난 19일 동원문화관에서 ‘초대 충무시장 김기섭 동문 장학금 전달식’을 열었다. 김동욱 전 국회의원(왼쪽)이 선친을 대신해 장복만 동원학당 이사장에게 장학금을 기부했다. 동원학당 제공 학교법인 동원학당은 지난 19일 동원문화관에서 ‘초대 충무시장 김기섭 동문 장학금 전달식’을 열었다. 김동욱 전 국회의원(왼쪽)이 선친을 대신해 장복만 동원학당 이사장에게 장학금을 기부했다. 동원학당 제공

“동원학당 10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더 많은 인재를 배출하는 명문사학이 되길 기원합니다.”

경남 통영 출신으로 4선 국회의원(제10·12·15·16대)을 지낸 김동욱 국민의힘 상임고문이 학교법인 동원학당에 1억 원을 기부했다. 동원학당은 부산 중견기업 동원개발이 소유한 학교법인데, 현재 운영 중인 통영 동원중·고등학교가 선친인 김기섭(1916~1979) 초대 충무시장 모교다. 김 전 의원을 비롯해 최근 원로동문들의 거액 출연이 잇따르자 동원학당은 이를 재원으로 장학재단을 설립, 인재 육성 밑거름으로 삼기로 했다.

동원학당은 지난 19일 동원문화관에서 ‘초대 충무시장 김기섭 동문 장학금 전달식’을 열었다. 현장에는 김동욱 전 의원과 동원학당 장복만 이사장, 설동근 고문, 최부완 동문(동원고 2기)을 비롯해 교직원 등이 함께했다.

김 전 의원은 “통영을 너무나 사랑하셨던 아버님에 대한 효도의 마음을 담았다”고 했다. 선친인 김기섭 전 시장은 동원중·고등학교 전신인 통영협성상업강습회(통영협성농상학원)를 졸업, 1955~1958년 충무시장을 역임한 뒤 제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이후 동원송촌학당(현 동원학당) 초대 동창회장을 맡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은 “아버님을 생각하면 늘 애틋한 마음이 든다. 선친을 위해서라도 의미 있는 일을 고향에 남겨야겠다고 줄곧 생각했는데, 마침 장학재단을 설립할 계획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기꺼이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기부지만, 훌륭한 학생을 길러내는 데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며 “다른 동문들도 십시일반 참여하면 좋겠다. 따뜻한 전통이 계속 이어져 지역 교육 발전에 크게 기여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장복만 이사장은 “고향 후배를 위해 거금을 흔쾌히 내어놓으신 데 대해 가슴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귀한 손길 덕에 학교와 동문 사이의 관계가 더욱 견고해 졌다. 후배들에게 소중한 본보기로 남아, 그들도 다시 모교에 기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지난 19일 동원문화관을 찾은 김동욱 전 국회의원이 방명록에 글을 남기고 있다.동원학당 제공 지난 19일 동원문화관을 찾은 김동욱 전 국회의원이 방명록에 글을 남기고 있다.동원학당 제공

김 전 의원에 앞서 동원고 2회 졸업생인 최부완(90) 동문도 지난 10일 장학금 1억 원을 희사했다. 한산면 작은 어촌마을에서 나고 자란 최부완 동문은 동원중·고교를 거쳐 서울대학교 상과대학 경제학과에 진학했다. 졸업 후엔 모교에서 6년간 교편을 잡으며 후배들을 가르쳤다. 그는 “풍전등화였던 송촌학당을 이렇게 훌륭하게 발전시켜 준 법인에 감사와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며 “뛰어난 인재들이 모여들어 더욱 융성해지는 모교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다.

동원학당은 ‘졸업생 장학재단’을 설립해 이들의 뜻 잇기로 했다. 필요한 재원은 기부금과 재단 출연금에 장복만 이사장 사재를 더해 확보할 계획이다.

장 이사장은 “동문들의 숭고한 뜻이 사그라지지 않고 미래로 이어지도록 저 또한 참여할 생각”이라며 “이를 토대로 훌륭한 인재를 더 많이 양성하는 동원학당의 교육 철학을 실천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장복만 이사장은 고향에서 나라의 기둥이 될 인재를 만들겠다며 학교법인 동원학당을 설립, 2000년 폐교 위기였던 옛 통영동중과 통영제일고(옛 통영상고)를 인수해 지금의 동원중·고등학교로 되살렸다. 2012년에는 후배들에게 더 나은 교육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사재 485억 원을 털어 통영시 광도면 원문고개 인근에 신축 학사를 마련, 명문사학으로 발돋움 시켰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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