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앞둔 주말 인파 평소 두 배”… 부산 도심 긴장 고조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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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면·해운대 상인들 사고 우려
“주사기도 보여 불법 행위 걱정”
경찰·소방당국 유흥시설 점검
구남로선 폭죽 사고 등 대비도

경찰이 핼러윈을 앞두고 부산 유흥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부산경찰청 제공 경찰이 핼러윈을 앞두고 부산 유흥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부산경찰청 제공

31일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부산 도심 곳곳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2년 전 이태원 참사 이후 핼러윈을 앞둔 부산의 클럽 골목에서는 안전사고와 불법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경찰부터 점주들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모습이다.

핼러윈을 이틀 앞둔 29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 1번가 일대. 몇몇 식당과 술집에 내걸린 호박과 거미줄, 유령 인형 등이 핼러윈 축제 분위기를 자아냈다. 핼러윈은 31일 하루지만, 핼러윈 주간은 한 주 전부터 시작된다. 서면 한 식당의 점주 구민용(43) 씨는 “지난 주말에도 평소 몇 배로 젊은 사람들이 몰려 들었다”며 “코스프레한 사람들도 심심찮게 보였다”고 말했다. 대목이 된 핼러윈 주간에 맞춰 구 씨의 식당도 핼러윈 당일에는 운영 시간을 평소보다 2시간 늘려 새벽 1시에 문을 닫을 예정이라고 했다.

젊은이들의 방문이 늘어나는 것은 환영하지만, 2년 전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안전사고 우려를 앞세웠다. 인근 호프집 대표 최 모(53) 씨는 “손님들 늘어나는 거야 좋지만, 단시간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와서 예전 같은 인파 사고가 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불법 행위가 늘어날까 걱정이 되는 건 사실”이라며 “서면 클럽 골목 사이사이 주사기가 떨어진 것도 종종 보는데, 이런 축제 기간에는 불법 행위가 늘어나지 않겠냐”며 걱정했다. 시민 이호연(23·부산진구) 씨는 “핼러윈이면 복장을 챙겨 입고 놀러가기는 했는데, 이태원 참사 이후 친구들도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라면서 “약속을 잡기는 했지만 일찍 놀고 들어오려고 한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많이 찾는 해운대 구남로 일대도 긴장감을 늦추지 못한다. 해운대 구남로번영회 장영국 회장은 “핼러윈데이는 이미 축제처럼 안착이 돼서 지난 주말만 해도 구남로에 평소 두 배 이상의 인파가 찾아 축제 분위기를 냈다”며 “무엇보다 안전사고가 걱정이다. 해운대는 핼러윈 주간에 외국인이 많이 찾는데, 문화 차이가 있다 보니 위험하게 축제를 즐기다 사고로 이어질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특히 장 회장은 폭죽 사고 등 안전사고를 우려했다. 실제로 2020년 7월 해운대구 구남로 일대에서는 주한미군이 건물과 시민을 포함한 사방에 폭죽을 연사해 위험천만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장 회장은 “이번 핼러윈 주간에도 폭죽이나 위험 물질을 터뜨려 안전 사고가 날까 봐 모든 상인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과 지자체, 소방당국도 핼러윈을 앞두고 현장 집중 점검에 나섰다. 지난 25일부터 3일간 부산경찰청은 지자체, 소방당국과 함께 부산 시내 유명 클럽과 유흥시설 등 40곳을 점검했다. 총 135명이 동원된 이번 점검에서는 경찰과 소방 당국, 지자체가 각각 마약류, 미성년자 출입 등 불법행위 단속, 소방시설물 관리 점검, 식품 위생상태 점검 등을 나누어 맡았다. 경찰은 핼러윈데이 당일인 31일에도 현장 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핼러윈을 앞두고 다중 이용 시설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불법 행위를 사전에 차단하고 경각심을 조성하기 위해 점검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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