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돋보기] 노벨재단 운용 124년
하재영 신영증권 APEX패밀리오피스 대리
최근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과 함께 상금이 14억 원을 넘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이 재원의 출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출처는 바로 알프레드 노벨이 유산으로 남긴 약 3100만 스웨덴 크로나(현재 가치로 약 2300억 원)에 있다. 노벨재단은 이 유산을 기반으로 1900년에 설립돼 100년 넘게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기금을 운용해오고 있다. 핵심 비결은 바로 ‘자산 배분’에 있다.
재단의 목표는 매년 노벨상 수상자들에게 상금을 지급하면서도 기금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2024년 기준 노벨상 상금은 각 분야당 11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4억 3000만 원)에 달한다.
노벨재단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초기에는 주식과 채권에 주로 투자하며 연평균 3~4% 정도의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해왔다. 그러나 금융위기, AI혁명 같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현재는 부동산, 사모펀드, 헤지펀드 등 대체자산에도 함께 투자하고 있다. 재단의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주식이 약 55%, 채권이 약 20%, 대체투자가 약 25%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위험을 분산하면서도 장기적으로 5% 이상의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전략이다.
노벨재단의 기금 운용 전략은 개인의 자산 관리에도 중요한 교훈을 제공한다. 재단의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리스크 관리 방식은 장기적인 재정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기여해 왔다. 이는 개인 투자자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나치게 높은 수익을 쫓기보다는, 주식, 채권, 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해 위험을 줄이고 연평균 4~6%의 꾸준한 수익을 목표로 삼는 것이 현명하다는 점에서다.
최근 몇 년간 AI 관련 주식이나 암호화폐 등은 고수익을 안겨줘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 자산은 변동성과 리스크도 크다는 점에서 자산을 적절히 배분해 위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노벨재단의 투자 철학처럼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해 위험을 관리하고 안정적인 장기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이 개인 투자자들에게도 중요한 교훈을 주는 것이다.
결국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장기적인 재정 안정을 유지하려면 적절한 자산 배분이 필수적이다. 단기적인 수익에 대한 유혹을 경계하고 위험과 수익을 균형 있게 관리하는 포트폴리오 전략이 개인의 장기적 재정 목표를 달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