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임 부산영상위 강성규 위원장 “부산형 로케이션 시스템 완성할 것”
2026년 10월까지 임기 연장
스토리·기술·글로벌 자산 융합
“부산이 가진 장점을 적극 활용”
2022년 10월 선임돼 2년간 부산영상위원회를 이끌어 온 강성규 운영위원장이 임기 2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연임에 성공했다. 영화·영상산업의 위기 속에서 또다시 부산영상위를 책임지게 된 강 위원장은 향후 2년간 ‘부산형 로케이션 이니셔티브’를 정착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2022년 부산영상위 운영위원장으로 선출된 강성규 위원장은 지난 10월 22일 총회 의결을 통해 임기가 2년 연장됐다. 이로써 강 위원장은 2026년 10월 24일까지 부산영상위를 이끌게 된다. 강 위원장은 ‘한국영화 르네상스 펀드’ 결성을 주도하고 지역 영상업계의 해외 진출 방안을 적극 마련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 2년간 안정적으로 조직을 운영했다는 점도 연임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강 위원장은 서울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부산국제영화제 PPP(Pusan Promotion Plan) 수석운영위원,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 제작사 아름다운영화사 대표 등을 지냈다.
강 위원장은 최근 부산 해운대구 영상산업센터에서 <부산일보>와 만나 부산 영상산업의 미래 전략을 담은 ‘부산 로케이션 이니셔티브’를 정착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영화 도시’라는 명성에도 불구하고 영화 제작 과정에서 수동적인 역할에 머물러있던 부산의 제작 환경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겠다는 게 골자다.
강 위원장은 “극장용 영화의 위기를 포함해 코로나19 이후 영상업계에 매우 큰 변화가 찾아왔다. 부산은 촬영지로서의 경쟁력이 있고 영상위원회의 근간은 일정 수준의 촬영을 유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변화에 맞춰 움직일 수밖에 없다”며 “제작사에 현금을 지급하거나 세금 혜택을 주는 인센티브 방식을 뛰어넘어 부산만이 가질 수 있는 차별화된 전략을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부산 로케이션 이니셔티브는 스토리텔링과 기술, 글로벌 인프라를 모두 활용해 부산의 영상산업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는 방안이다. 부산이 단지 로케이션 촬영지로만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의 핵심 배경이 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233억 원 규모로 조성되는 한국영화 르네상스 펀드 등을 통해 작품 속에서 부산이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기회를 늘린다. 지역 작가의 성장을 돕는 한편, 유명 작가를 부산으로 초청해 워케이션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 등도 운영할 예정이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부산을 ‘로케이션 성지’로 만드는 작업도 진행한다. 강 위원장은 “기술력, 저작권 문제 등이 아직 남아있지만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대세인 건 분명하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환경 속에서 부산에 가면 전 세계의 로케이션 소스가 다 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기술력을 갖춘 촬영지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의지를 다졌다.
부산 로케이션 이니셔티브를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은 부산의 우수한 글로벌 네트워크다. 최근 해외에서도 눈독을 들이는 부산아시아영화학교를 포함해 한-아세안 차세대영화 인재 육성 사업(FLY), 부산국제영화제와의 교류 등을 통해 지역 인재를 해외에 소개하는 기회를 마련한다. 강 위원장은 “부산의 영화인 교육 프로그램은 최근 해외에서도 부산을 배우자는 말이 나올 만큼 최고의 강사진, 우수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알려져 있다”며 “부산에서 영화인 교육을 수료한 졸업생들이 자국에서 부산 제작사와 함께 공동 제작을 진행하는 등 지역 영화인들이 다양한 제작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글로벌 자산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최근 영화·영상업계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부산이 가진 자산을 잘 활용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영화 도시 부산의 이미지가 영화인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고 있고, 김성수 감독을 포함한 일부 유명 감독들은 새 작품을 찍을 때 꼭 부산에서 촬영하고 싶다고 이야기하곤 한다”며 “업계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부산이 가진 것들을 잘 활용해서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할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이어 “부산의 경우 아직 제작사가 많지 않아 선수층이 얇은 건 사실이다. 제작 지원 등을 통해 제작 여건을 강화하는 게 꼭 필요하다”며 “스트리밍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알아본 넷플릭스가 오늘날 콘텐츠 시장을 점령한 것처럼 교육과 R&D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미래 비전을 만들려고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