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尹 기자회견…담화 줄이고 질문 늘려
담화 분량 줄고 기자 질문 늘리고
2시간 넘긴 최장 기자회견 기록
회견 막바지 '반말 논란'도
7일 열린 윤석열 대통령 기자회견은 지난 회견과 비교해 담화 분량이 크게 줄어들었고, 기자 질문은 대폭 늘어났다. ‘끝장회견’을 내세운 이번 회견은 특히 분야별 질의응답 이후 자유질문 순서를 두기도 해 소통에 한층 비중을 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기자회견은 지난 ‘자화자찬’ 담화 논란을 의식한 듯 담화 시간을 15분으로 줄였다. 지난 8월 회견 때 윤 대통령 담화 분량만 40분을 넘긴 바 있다. 지난 5월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22분) 때와 비교해도 사전 담화 분량이 크게 줄었다. 윤 대통령은 담화 초반부터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라며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악화한 여론을 반영해 대국민 사과를 담화 초반부에 담은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 2년 반 국정 운영에 대한 소회도 털어놨다. 윤 대통령은 ‘부족함’을 강조하며 “국민들도 열심히 일하고 힘드시지만 저 역시도 365일 국민의 삶을 챙겨왔다”며 “국민들이 보시기에는 부족함이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제 진심은 늘 국민 옆에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담화와 달리 윤 대통령은 비교적 겸손하고 차분한 어투로 회견에 임했다.
이날 기자 회견은 질의 응답 시간만 2시간을 넘겼다. 이는 윤 대통령 출범 이후 역대 최장 기자회견이었다. 주제와 분야에도 제한을 두지 않았다. 끝장 회견으로 국민 궁금증을 모두 해소하겠다는 방침이다. 회견장에는 비서실장·정책실장·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수석들도 전부 참석했다. 기자 질의응답 시간이 길어진 만큼 윤 대통령은 앉아서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이전 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10건 남짓한 질문을 받았지만, 이번 회견에서는 개수 제한도 두지 않았다.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 씨 등 각종 의혹에 대해 윤 대통령도 짧게는 1분에서 길게는 5분간 설명했다.
이날 회견에서는 김 여사와 명 씨 관계를 둘러싼 질문이 쏟아졌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의 처신 문제를 짚으며 “국민께 걱정을 끼쳐 드린 건 무조건 잘못”이라면서도 국정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특히 김 여사의 국정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대통령 부인의 조언 등을 국정농단이라고 하면 국어사전에서의 농단 정의부터 다시 해야 한다”고 대응하기도 했다.
회견 도중 윤 대통령의 ‘반말 논란’이 일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 막바지에 회견 사회를 맡은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에게 “(이제 받을 질문을)하나 정도만 하자”, “하나 정도만 해. 목이 아프다 이제”라고 말했다. 정 대변인이 “예”라고 대답하자 대통령은 “그래, 더 할까”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목소리가 생중계 방송을 통해 나가면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편한 모습이라는 반응과 부적절한 행동이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