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소 화재 5시간 만에 완진…1명 부상
굉음과 진동, 짙은 연기 잇따라
툭하면 화재 발생…시민들 불안
국과수, 이르면 11일 감식 진행
포스코 “조업에는 영향 없을 듯”
10일 오전 4시 20분 포항시 남구 제철동 포스코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공장에서 폭발음과 함께 불이 나 5시간 만에 꺼졌다. 이 불로 근로자 1명이 팔과 얼굴에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직원 7명이 대피했다.
소방 당국은 오전 4시 50분께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소방차 40여 대와 인력 120여 명을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포스코 자체 소방서도 초기부터 불을 끄는 데 투입했다.
공장 높이가 50m 정도인 데다 불길이 강해 소방 당국은 초기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소방 당국은 연소 확대를 차단하는 한편 내부 계단을 통해 올라가면서 이날 오전 9시 20분께 완전히 불을 껐다.
화재 당시 소방본부 119상황실에는 “여러 차례 ‘펑’ 소리와 함께 불길이 보인다” “포스코에 불기둥이 보인다”는 신고가 빗발쳤다. 포항 시민들은 화재 발생 때 형산강 맞은편 건물이 흔들릴 정도로 큰 폭발음이 세 차례 울렸다고 했다.
경북 포항남부경찰서는 사고 현장을 보존한 뒤 화재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의뢰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르면 11일 화재 현장에서 감식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감식 결과를 바탕으로 설비 이상이나 작업자 과실, 피해 내역 등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파이넥스 공장은 가루 상태의 철광석과 수소를 사용해 쇳물을 생산하는 설비다. 포스코 측은 이번 화재와 관련해 “포항제철소 2·3·4 고로 가동률을 높여 대응할 수 있는 만큼 철강 생산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포항제철소에서는 최근 화재가 잇따라 발생했다. 올해 1월 26일 포항제철소 내 선강지역 통신선에서 불이 나 10여 분 만에 꺼졌다. 2월 15일에는 석탄 운반 시설에서, 같은 달 29일에도 원료 이송용 컨베이어벨트에서 각각 불이 났다. 송도동 한 주민은 “오늘 새벽에 ‘쿵’ 하는 진동이 느껴져 지진이 난 줄 알았다”며 “잊을 만하면 화재가 나니 얼마나 불안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