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논란’ 임현택 의협 회장 탄핵… 비대위 체제 전환
역대 회장 중 최단기간 불명예 퇴진 사례
‘막말’ 등으로 잇단 논란을 빚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10일 탄핵당했다. 임 회장이 강제로 물러남에 따라 의협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될 전망이다.
의협 대의원회는 이날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회장 불신임안 투표를 부쳐 출석 대의원 224명 중 75.9%인 170명 찬성으로 불신임안을 통과시켰다. 반대는 50명(22.3%), 기권은 4명이었다.
불신임 사유는 △간호법 제정·공포 저지 실패 △2025년도 수가협상 결과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발표 이후 역할 부재 △의료개혁특위 1차 실행방안 정책 실행에 대한 저지 노력 부재 △사직 전공의 대상 분열 시도 △막말 논란으로 협회의 명예 실추 등이 꼽힌다.
이번 불신임안 통과로 임 회장 직무는 즉각 중단된다. 역대 의협 회장이 임기 중 탄핵당한 사례는 2014년 노환규 전 회장 이후 두 번째다. 지난 5월 1일 임기를 시작한 임 회장은 역대 의협 회장 중 최단기간 불명예 퇴진하는 사례를 남기게 됐다.
임 회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막말과 실언을 해 의협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정부의 의대증원 방침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2025학년도 의대증원을 막지 못했고, 간호법 제정도 저지하지 못하면서 코너에 몰렸다. 최근에는 임원진 단체 대화방에 임 회장에 대한 비방글을 올린 지역의사회 임원을 고소하고, 취하 조건으로 1억 원을 요구했다는 논란이 확산하면서 후배 의사들이 등을 돌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때문에 의대생과 전공의 대표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대의원회에 임 회장 불신임을 요구해 왔다.
임 회장이 탄핵당함에 따라 의협은 비대위 체제로 전환될 전망이며, 60일 이내에 보궐선거를 치르게 된다. 보궐 선거로 새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 약 두 달 간의 집행부 공백은 비상대책위원회가 메우게 된다.
일각에서는 의료계가 비대위 체제로 전환되면서 의정 갈등 해소에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과 대립해 온 임 회장이 물러나면서 전공의들도 의협과의 대화에 참여할 것이고, 통일된 의견을 바탕으로 정부와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