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없는 기장군 진달래동산… 잡초만 무성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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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일광신도시 입구 조성
“봄에도 꽃 핀 것 본 적 없어”
생육 부적합·관리 부실 지적

2019년 부산도시공사의 시설개선비용로 조성된 기장군 일광신도시의 진달래동산. 변은샘 기자iamsam@ 2019년 부산도시공사의 시설개선비용로 조성된 기장군 일광신도시의 진달래동산. 변은샘 기자iamsam@

부산 기장군이 2019년 부산도시공사로부터 받은 시설개선비용 50억 원 일부로 조성된 일광신도시의 진달래동산이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명품 공원을 내세우며 조성된 공간이지만 진달래 생육이 어려운 환경으로 잡초만 무성하다는 주민 원성이 나온다.

28일 오후 기장군 일광읍 일광신도시 입구의 진달래동산. 고속도로를 앞에 둔 비탈길에는 ‘기장군꽃 진달래동산’ 표시가 있었지만 정작 주변에는 철쭉과 관목뿐 진달래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몇 안 남은 진달래 가지들이 동산 군데군데 무성한 잡초와 뒤섞여 꺾여 있거나 메말라 있었다.

진달래동산은 기장군이 2019년 부산도시공사에서 받은 시설개선비용 150억 원 중 50억 원의 일부를 투입해 조성했다. 진달래는 기장군 군화로, 조성 당시 기장군은 기장군꽃인 진달래를 알리기 위해 진달래동산을 만든다고 밝혔다.

기장군은 일광신도시 내 시설의 보수와 관리 운영을 전담한다는 목적으로 부산도시공사로부터 시설개선비용을 납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장군은 이 예산으로 일광신도시 내 저류지 2곳을 명품공원으로 재조성하고, 신도시 내 수목 식재와 편의시설 등을 확충한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주민들은 일광신도시의 환경 정비를 위해 공원을 조성했다지만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오히려 신도시 신도시 흉물이 돼 버렸다고 호소한다. 일광신도시 주민 손 모(57) 씨는 “진달래동산이라지만 진달래가 다 죽어버렸는지 정작 봄에 피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김진서(38) 씨는 “환경 정비를 하려고 만들어뒀을 텐데 제 역할을 하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기장군도 진달래동산이 진달래를 생육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환경임을 인정했다. 기장군 산림공원과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식재 업체에서 하자 보수를 진행하고, 이후에는 유지관리 사업만 진행하고 있다”며 “도로 옆 경사가 진 비탈길이다 보니 제초 작업 등 관리를 해도 진달래가 생육하기 어려운 환경인 것은 사실이다”고 설명했다.

군의 관리가 이뤄지기 어려운 환경인 것으로 드러나 애초 허울뿐인 공원 조성이 아니었냐는 비판도 이어진다. 기장군 측은 “일광신도시에 공원이 워낙 많아 직접 관리하기가 어려워 대부분 공원 유지관리는 용역을 발주한다”고 말했다.

2019년 부산도시공사의 시설개선비용로 조성된 기장군 일광신도시의 진달래동산. 변은샘 기자iamsam@ 2019년 부산도시공사의 시설개선비용로 조성된 기장군 일광신도시의 진달래동산. 변은샘 기자iamsam@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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