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백화점 구조재편 가속, 키워드는 ‘타운화’
대한상의 ‘2025 유통산업 전망 세미나’
백화점 이름 바꾸고, 종합몰 형태로 변신
내년 백화점 업계는 수도권과 지방의 비대칭이 심화되면서 상권의 양극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매출 상위 20위권 밖의 점포에 대한 구조조정이 빨라져, 백화점 업계의 구조재편 원년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일 서울 상의회관에서 마련한 ‘2025 유통산업 전망 세미나’에 나온 비즈니스인사이트 김인호 부회장은 내년 백화점 변화의 키워드로 ‘타운화’를 들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영화관, 호텔,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한 곳에 몰아두는 것이다. 종합 몰 형태로 진화하는 셈이다.
롯데백화점이 타임빌라스 수원의 성공을 발판 삼아 송도, 수성, 상암, 전주 등에 쇼핑몰을 새롭게 추가하고 기존지점을 리뉴얼해 2030년까지 총 10여개의 미래형 쇼핑몰 조성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김 부회장은 동시에 백화점의 명칭 변경을 통한 리뉴얼도 내년 백화점의 키워드로 꼽았다. 현대백화점이 부산점을 ‘커넥트 현대’로 바꾸고 대구점을 ‘더현대 대구’로 변경한 것이 사례다. 신세계도 경기점의 명칭을 ‘신세계 사우스시티’로 바꿨다.
면세점과 편의점 등 다른 유통채널에 대한 전망도 나왔는데 명암이 갈렸다. 한국면세점협회 황선규 단장은 올해 면세점 업황은 극도로 악화됐다고 평가하며 내년에도 면세점 업계도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면세점 소비층이 개별 여행객으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면세점 쇼핑보다 식도락 관광, 유적지 방문 등과 같은 체험형 관광이 선호되는 경향 때문이다. 외국관광객이 쇼핑장소로 면세점보다 로드숍을 찾고 있다는 점도 면세점 업계에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한다.
반면 편의점 업계에서는 부정적인 영업환경 속에서도 선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BGF 리테일 신종하 실장은 경기 상황이 부정적일수록 근거리에서 필요에 따른 소량구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에 국내외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타 전문 소매업과 서비스업의 매출을 편의점이 흡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대형마트의 경우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이마트유통산업연구소 이경희 소장은 “대형마트가 내년에는 0.8%로 플러스 성장 전환할 것”이라며 “식품 카테고리의 선방, 비식품의 개선 흐름, 신규출점 등이 예상되는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