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적인 규제 혁신으로 침체된 지역 경제 살려내야”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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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개 전국 상의 회장단 회의
정부 주도 규제 유예 벗어나
산업단위 ‘메가 샌드박스’ 주문
수도권 경제 집중화 탈피 지적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앞줄 오른쪽 여섯번째)과 양재생 부산상의 회장(앞줄 오른쪽 다섯번째) 등 전국상의 회장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앞줄 오른쪽 여섯번째)과 양재생 부산상의 회장(앞줄 오른쪽 다섯번째) 등 전국상의 회장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부울경 등 광역 단위 지역에서 자율주행과 같은 신기술이나 신사업 모델을 규제 없이 시도하고 세제 혜택도 받을 수 있는 소위 ‘메가 샌드박스’ 개념의 파격적인 지원을 통해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전국 상공회의소 회장단의 목소리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2일 대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열린 ‘전국상공회의소 회장 회의’에서 전국 상의 회장단이 지역경제 위기극복을 위한 파격적 제도혁신이 필요하다며 메가 샌드박스 개념을 꺼내들었다고 밝혔다. 최태원 대한상의(서울) 회장을 비롯해 양재생 부산상의 회장, 이윤철 울산상의 회장 등 56개 전국 상의 회장들이 참석했다.

기존에 정부에서 주도하는 규제 샌드박스가 신기술을 실증하는 기업들에게 일정기간 규제를 유예하는데 초점을 뒀다면 메가 샌드박스는 그 개념을 확장해 지역에 특화된 미래 전략 산업을 선정하고 산업 단위의 규제를 미루는 동시에 관련 교육·인력·연구개발(R&D) 등 인프라를 조성해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재정과 조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내용이다.

저출생·고령화, 글로벌 공급망 변화 등 복합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개별적인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는 접근에서 벗어나 모든 문제를 동시에 통합적으로 풀어내기 위한 일석다조의 해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회장단은 “최근 국내외 연구기관들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며 저성장 고착화를 경고하는 가운데 글로벌 공급망 변화, 투자 편중, 인력난 등으로 지역경제가 엄중한 상황”이라며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기존의 방식을 뛰어넘는 파괴적 제도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물가로 인한 내수부진 등으로 전반적인 경제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인력과 인프라가 몰린 수도권으로 경제력이 집중한 탓이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은 2015과 2022년 성장률이 큰 차이가 없지만, 비수도권 다수 지역은 성장률이 3%포인트(P) 이상 하락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의 전국 경제성장률에 대한 기여율이 2001~2014년 51.6%였지만, 2015~2022년 70.1%로 상승했다. 경제의 수도권 집중화가 더 심각해졌다는 의미다.

회의에 참여한 전문가들의 진단도 비슷했다. 딜로이트 박형곤 파트너는 ‘메가 샌드박스 개념 및 유형 소개’에 대한 주제 발표를 통해 “메가샌드박스는 단순히 규제 완화에 그치지 않고, 지역경제 전반에 걸친 혁신을 도모하는 새로운 접근”이라고 설명했다. 중앙대 마강래 교수는 “민간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고 정부와 지자체가 그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도록 인프라 및 정주환경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지역정책의 초점이 바뀌어야 한다”며 민간 주도의 거버넌스 마련을 주장했다.

대한상의 박일준 상근부회장은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아내는 게 지역경제와 상공인을 대표하는 전국상의 회장들의 역할”이라며 “메가샌드박스를 도입을 비롯해 각종 기업현안에 대한 공동 대응을 통해 한국경제 위기를 극복할 돌파구를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장단은 국회와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전국 광역 상의 회장을 중심으로 한 대외협력위원회·글로벌협력위원회도 신설하기로 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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