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한국여자프로농구 최다 득점 8141점 대기록

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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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작 25초 만 기록 경신
통산 571경기서 정선민 넘어 서
김, "농구 사랑 있어 가능한 일"


김정은(가운데)이 2일 여자프로농구 역대 최다 득점의 대기록을 세우고 있다.연합뉴스 김정은(가운데)이 2일 여자프로농구 역대 최다 득점의 대기록을 세우고 있다.연합뉴스


경기시작 25초. 김정은(37·하나은행)의 손을 떠난 공이 림을 통과한 순간, 한국여자프로농구(WKBL)의 새로운 역사가 기록됐다.

김정은은 지난 2일 경기도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용인 삼성생명과의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경기 시작 25초 만에 득점해 통산 8141점으로 한국여자프로농구 역대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김정은은 통산 571번째 경기에서 정선민 전 여자 대표팀 감독의 8140점을 넘어 역대 최다 득점자로 이름을 올렸다.

2006년 신세계 쿨캣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정은은 “스스로에게 굉장히 엄격한 편이고, 별로 만족도 못 하는 스타일이다”며 “대기록을 작성한 뒤에는 ‘김정은, 참 고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7000점에서 8000점으로 향하는 길목이 가장 애틋했다고 돌아봤다. 한마디로 ‘영혼까지 짜낸 느낌’이었다. 김정은은 “워낙 부상 이슈가 많았다. 병원에서도 더 못 뛴다고 해서 좌절도 했다”며 “이것만 하면 은퇴해야지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김정은의 오른쪽 무릎은 늘 두꺼운 테이핑으로 칭칭 감겨 있다.

김정은이 바라본 ‘농구선수 김정은’은 농구를 잘하는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누구보다 깊었던 굴곡을 잘 버텨온 선수다. 그게 WKBL 역대 최다 득점 기록을 세운 밑바탕이 됐다고 스스로를 평가했다.

김정은은 “해체도 겪어봤고, 하나은행 프랜차이즈였다가 쫓겨나듯 (우리은행으로 이적도) 해봤고, 부상도 워낙 많았고, 처음으로 올라간 챔피언결정전도 사기극으로 끝나 버렸다”며 파란만장한 농구 인생을 얘기했다.

고난과 역경을 벼터낸 비결은 농구에 대한 사랑이었다. 김정은은 “농구 때문에 정말 괴로웠어요. ‘왜 이것밖에 안 될까?’라며 스스로 힘들어했는데, 나도 모르게 농구에 진심이고, 사랑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8점을 기록하며 통산 8147점을 쌓은 김정은은 역대 최초 1만 득점에 도전할 것인지에 대해 질문을 받자 단칼에 “아니요”라고 답했다.

10년 전 메모장에 적어 놓은 ‘1만 득점, 최우수선수(MVP), 챔피언결정전 우승’ 3가지 목표를 다시 꺼내 봤다는 김정은은 “매일 지면서 괴로워하던 시기의 고뇌가 다 적혀 있더라”라며 “꼭 역대 최초로 1만 득점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는데, 1만 점이 아니어도 괜찮다. 여기까지 온 것도 기적”이라고 웃었다.




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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