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탄핵 반대 당론…'8표 이탈' 위기감은 고조
이준석 “이탈 표 최소 6명 확인”
정권 교체 우려에 당론 따를 듯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설정하면서 ‘이탈 표’를 둘러싼 치열한 여야 수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의원 중 8명이 찬성표(이탈 표)를 던질 경우, 윤 대통령 탄핵안은 통과된다. 이 경우 대통령 직무가 정지되고 권한대행 체제로 들어선다.
국민의힘은 5일 비상 의원총회를 거쳐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을 확정했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요건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다. 재적의원 300명 기준 200명의 찬성이 필요한 만큼, 현재 범야권 의석(192석)을 감안하면 전원 출석을 가정했을 때 국민의힘 의원들이 당론 투표할 경우 부결된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 8명이 탄핵소추안에 찬성하면 가결된다. 여당 이탈 표 8표에 가부가 달린 것이다. 여당 의원들의 탄핵 찬성 의사를 확인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은 전날 “이준석 의원이 어제 여당 소속 의원들에게 탄핵 찬성 의사를 개별적으로 확인했다”며 “최소 6명 이상의 탄핵 찬성 의사를 직접 확인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확인된 여당 이탈 표만 6표이며 국민의힘 의원들도 동요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어 천 의원은 “윤석열이라는 인물이 헌법을 유린하는 내란을 저질러서 탄핵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야당은 이탈 표 유도를 위한 여론전에 힘쓰는 모양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한동훈 대표에게 “역사적 책임을 다하라”며 ‘결단’을 촉구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대표는 대범하게 본인에게 주어진 역사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국민의힘이 내란 범죄 집단의 한편이 되고자 하더라도 그렇게 되지 않게 만드는 게 당대표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란 동조 세력이 되지 말아야 한다”고 탄핵안 가결 협조를 요청했다.
야당의 여당 흔들기 전략이 이어지고 있지만, 여권 내에선 ‘탄핵으로 향하는 것은 여당 몰락’이라는 위기감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잘못됐다고 생각하더라도 의원들의 이탈 표 발생은 적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몇 표 정도의 이탈은 나올 수 있겠지만, 이번 표결은 대통령 탄핵과 정권 교체 단계를 밟을 수도 있는 중차대한 문제”라며 “여당 의원들도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만큼 섣불리 찬성표를 던지는 의원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특히 민주당이 이날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찰 지휘 라인에 대한 탄핵안을 단독으로 통과시키면서 여권 내 대통령 탄핵 거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