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 회귀 연어 37마리뿐… 고수온·태풍 영향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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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67마리 이후 최저치
2021년 이후 감소세 두드러져
“물 온도 상승 회귀 경로 이탈”
강바닥 지형 변화도 원인 지목

울산 태화강생태관 관계자가 태화강에 설치한 연어 포획장에 들어온 연어를 강물에 던져 풀어주고 있다. 연합뉴스 울산 태화강생태관 관계자가 태화강에 설치한 연어 포획장에 들어온 연어를 강물에 던져 풀어주고 있다. 연합뉴스

울산 태화강에 돌아오는 연어의 수가 19년 만에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태풍으로 인한 강바닥의 지형 변화, 수온 상승 같은 기후 변화도 원인으로 추정된다.

5일 울주군과 태화강생태관에 따르면 올해 11월 1일부터 이달 5일까지 구영교 부근 태화강에 설치한 포획장에서 포획한 연어는 모두 37마리로 집계됐다. 2005년 67마리 이후 가장 적은 수치였다.

처음 연어 회귀량을 조사한 2003년 5마리가 올라오다가 그 이후 많이 증가했다. 2009년 614마리, 2010년 716마리, 2011년 271마리, 2012년 592마리 등 세 자릿수로 늘었다. 2013년에는 1788마리로 불어나더니 2014년 1827마리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다가 2015년 578마리로 줄고 2016년 123마리로 줄다가 2020년 885마리로 반짝 늘었지만 2021년 136마리, 2022년 173마리로 다시 감소 추세다. 지난해에도 포획 연어가 45마리에 불과했다.

회귀 연어가 감소한 것은 태풍과 기후 변화의 영향인 것으로 추정됐다. 2016년 집계한 123마리는 8년 만에 최저치였는데 그해 10월 초 울산을 휩쓸고 간 태풍 차바의 영향이 컸다. 당시 태풍으로 태화강은 온통 흙탕물이 되고 연어가 올라오는 길목에 자갈과 돌이 마구 쌓였다. 모천의 지형 변화가 연어 회귀에 걸림돌이 된 것이다.

태풍뿐만 아니라 바닷물 수온이 올라가는 현상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 태화강생태관 관계자는 "연어는 냉수성 어종으로 수온이 올라가면 회귀 경로를 이탈할 수 있다"며 "올 여름 울산 앞바다에 고수온 특보가 발효되는 등 지구 온난화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어는 태화강 생태 복원의 상징으로 꼽힌다. 한때 산업화로 심각하게 오염됐던 태화강 수질이 지역사회의 노력으로 되살아나면서 최상위로 유지된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에 태화강생태관은 태화강으로 많은 연어가 돌아올 수 있도록 2016년부터 연어방류사업을 하고 있다. 연어를 포획해 얻어진 알을 인공 수정·부화한 뒤 겨울 동안 어린 연어로 키워 이듬해 2~3월 방류한다. 지금까지 546만 2000여 마리를 태화강에 풀었다.

어린 연어는 북해도 수역을 거쳐 베링해와 북태평양에서 2~5년 어른 연어로 성장 후 동해안 하천으로 산란을 위해 회유한다.

태화강생태관과 한국수산자원공단이 발표한 '2022년 태화강 연어자원증강 및 보존연구 사업' 보고서를 보면 2021년 태화강으로 회귀한 태화강산 연어는 3세 개체가 68.3%로 가장 많았고 4세 18.3%, 2세 13.3% 순이었다.

울산시는 2019년부터 태화강 방류 연어의 귓속뼈(이석) 무늬와 유전자 정보도 확인하고 있다. 귓속뼈 무늬는 수정란이 부화할 때 수온을 조절하면 아가미 속 귓속뼈에 나무 나이테처럼 고유 무늬가 생기는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방류 시기와 출생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연어의 이석표지 방류는 국제적으로 연어 자원을 관리하는 북태평양소하성 어류위원회(NPAFC)의 권장사항이다. 국내에선 태화강을 비롯해 강원도 남대천, 경상북도 왕피천, 전라남도 섬진강 등에서 연어에 고유 이석을 표시해 풀어놓고 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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