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톡톡] 특수교육 정상화 학생 과밀 해소부터
최이송 부산교사노조 특수부위원장 부산진유치원 교사
교실에서 특수교사는 할 일이 많다. 말을 할 수 없는 학생들의 언어가, 걸을 수 없는 학생들의 팔과 다리가, 볼 수 없는 학생들의 눈이 되어주어야 한다. 한국 사회에서 특수교사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즘이다. 각종 교육과 여러 심리적 기법은 만능열쇠가 아님에도,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의 극적인 변화나 성장을 기대하며 특수학급과 특수교사를 찾는다. 그것이 현실에 맞지 않는 과도한 기대임을 알고 있지만, 막상 그에 부응하지 못하는 내 모습을 보면 마음이 편할 수 없다. 특수교사들은 매일매일 고민하며 학생들을 마주한다. 스스로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더 공부하고 발전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의지와 노력만으로 특수교사로서의 삶을 버텨내기에는 학교 현장의 현실이 녹록치 않다.
한국의 공교육에서 교사에 부여되는 행정업무 부담은 악명이 높다. 이는 특수교사의 입장에서도 다르지 않다. 특수교사로 살아가며 정말 다양한 업무를 경험한다. 공익, 실버인력을 비롯한 각종 보조 인력 관리에 관련된 대부분의 행정 업무를 특수교사가 떠맡는다. ‘특수’와 관련된 다양한 공문들이 배부되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업무는 방학 중 보조 인력의 급여를 책정하는 일이었다. 가장 황당했던 업무는 편의시설 관련 공문 보고를 위해 점자블록이나 출입구의 경사를 측정해서 보고해야 했던 일이다. 수업 중인 나에게 해당 업무 수행을 요구한 행정실장의 당당함을 잊을 수 없다. 지속적으로 쏟아지는 이러한 교육 외적 업무들은 그대로 수업 준비의 지장을 초래하고 학생 개개인에게 쏟을 수 있는 시간과 노력을 빼앗는다.
특수교사들은 장애 정도와 유형이 다양한 개별 학생들을 특성에 맞게 교육활동을 제공해야 하는 혼합 연령으로 구성된 학급을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재의 교사 정원 배치 기준도 부족한데, 이조차도 지키지 못하고 과원이 되는 현실은 교사들이 버틸 힘을 고갈시키고 있다. 실효성이 불투명한 온갖 전시성 사업은 남발하면서 특수학생을 위한 교육환경 여건 개선에는 여전히 인색한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의 재정 운영 방식이 너무도 야속하다. 하루빨리 재정을 확보하여 특수학급 과원 현실을 해소하고 교사 배치 기준도 조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