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4일 국회 尹 탄핵안 표결 결과에 여당 운명 달렸다
1차 투표 무산시킨 국힘, 2차 당론 미정
여론 분노에 찬성 속출, 불참 땐 후폭풍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소추안 표결이 14일 오후 5시로 정해지면서 탄핵안 통과 여부의 열쇠를 쥔 국민의힘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온 국민이 주시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뜬금없는 비상계엄 이후 일주일이 지났음에도 아직 국가 통치권은 매우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 있다. 윤 대통령의 헌법 권한을 박탈하는 탄핵안 통과가 지금으로선 이를 해소할 가장 확실하고 빠른 방법인데, 지난 7일 1차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 입장은 여전히 어정쩡하다. 1차 표결 무산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갈수록 들끓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내부 권력투쟁에 빠져 또 우왕좌왕하고 있다. 방향을 잡아야 할 한동훈 대표조차 침묵 중이다.
한동훈 대표가 앞서 제시한 이른바 ‘질서 있는 퇴진 로드맵’은 야당은 물론 국민의 거센 반발로 사실상 폐기 상태다. 대통령의 빠른 직무정지 방안으로 탄핵과 더불어 거론된 조기 하야는 당사자인 윤 대통령이 현재로선 전혀 그럴 의사가 없다는 전언이다. 그러는 사이 계엄 수사는 대통령실 압수수색 등 점점 윤 대통령을 정조준하고 있다. 대통령 체포가 임박했다는 소식마저 나온다. 이런 여러 정황을 보면 2차 탄핵안 표결은 이제 더는 피할 수도 없고, 피해서도 안 되는 단계에 왔다고 봐야 한다. 미국 등 우방국마저 헌법 절차에 따른 권한 행사를 줄곧 강조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피하려 해도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국민의힘 내부 기류도 지난 1차 표결 불참 때와는 확연히 달라졌다. 친한계 소장파를 중심으로 소신 투표의 분위기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미 2차 탄핵 찬성 의사를 밝힌 안철수·김예지·조경태·김상욱 의원 외에 일부에선 최소 10여 명의 의원이 더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압도적인 국민들의 탄핵 찬성 여론과 1차 표결 무산 당시 여당에 쏟아진 비난과 분노를 감안할 때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더는 버틸 수 없다고 판단한 의원이 늘어난 때문이다. 실제로 대다수 여론은 이번에야말로 확실히 윤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시켜야 한다는 쪽이다. 국민의힘이 영속적인 정당으로 존속하느냐의 운명도 여기에 달렸음은 분명하다.
2차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한동훈 대표는 여당 리더로서 1차 표결 때의 무책임했던 모습을 다시 국민들에게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여론과 동떨어진 ‘질서 있는 퇴진’ 방안 제시와 여러 번의 탄핵 입장 번복으로 한 대표는 벌써 적잖은 정치적 상처를 입었다. 이번에 또 국민 여론을 정면으로 거스른다면 한 대표의 정치적 미래는 그야말로 장담하기 어렵다. 여기다 차기 원내대표 선출을 둘러싼 내홍으로 입지는 한층 더 불안정해졌다. 한 대표에게 최선의 방안은 결국 여론을 따르는 것밖에 없다. 그래야 본인은 물론 당의 미래도 한 가닥 기대를 걸 수가 있다. ‘내란 부역 정당’이라는 역사적 오명을 두고두고 질 수는 없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