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장 재선거 민주당 내홍 사태 번지나…유력 후보들 “변광용 전 시장 불출마 해야”
더불어민주당 백순환 전 거제시지역위원장과 권순옥 전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 사장, 김성갑 전 경남도의원, 옥영문 전 거제시의회 의장(왼쪽부터)은 지난 13일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공천 포기와 변광용 전 민주당 거제지역위원장 불출마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독자 제공
“국민의힘과 변광용은 거제시장 재선거 불출마 약속을 이행하라.”
내년 4월 2일 치러지는 경남 거제시장 재선거를 놓고 지역 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이번 재선거 사유를 제공한 여당을 향한 무공천 요구가 거세지는 상황에 야당에서도 특정 유보 후보 불출마 여론이 고조되며 내홍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예선부터 본선까지 어느 때보다 치열한 각축전이 예고된 가운데 일련의 사태가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백순환 전 거제시지역위원장과 권순옥 전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 사장, 김성갑 전 경남도의원, 옥영문 전 거제시의회 의장은 지난 13일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공천 포기와 변광용 전 민주당 거제지역위원장 불출마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이들은 4‧2 거제시장 재선거 출사표를 던진 민주당 유력 후보들이다.
또 다른 당내 후보로 거론된 옥은숙 전 도의원도 동행했지만 공석인 지역위원장 직무대리 선임 소감만 밝히고 자리를 떴다.
남은 이들은 같은 당 변 전 위원장을 향해 “지역위나 당원들과 어떤 논의 없이 자신의 입신을 위해 위원장직을 사퇴함으로써 지역위 기능을 마비시키는 잘못을 범했다”고 날을 세웠다.
민선 7기 거제시장을 지낸 변 전 위원장은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이어 올 4월 치러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까지 연거푸 민주당 후보로 나섰지만 모두 낙마했다.
특히 직전 총선 출마 때 향후 시장 재선거가 생겨도 출마하지 않겠다고 몇 차례 공언했지만 박 전 시장 낙마가 확정되자 “이번 재선거는 다음 지방선거와 대선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기점으로 무조건 이겨야 하는 선거”라며 출마를 위해 지역위원장을 사퇴했다.
반면 권순옥 전 사장은 “민주당이 이기는 선거를 위해선 변 전 위원장이 출마해선 안된다”고 꼬집었다.
백순환 전 위원장도 “지난 총선 때 민주당 득표(비례대표)보다 변 후보 득표가 낮았다. 또 출마한다면 필패”라고 직격했다.
김성갑 전 도의원은 “시장 선거 출마는 않겠다던 수차례 약속을 또 지키지 않고 있다”고 했고 옥영문 전 의장은 “변 전 위원장이 실제 시장 후보로 등록하면 비판 수위를 더 높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번 재선거에서 민주당 후보 당선을 위해 백의종군하는 것이 총선 때 불철주야 헌신한 당원·지지자에게 조금이라도 보답하는 길”이라며 거듭 불출마를 촉구했다.
민주당 거제시장 재선거 후보 당내 경선은 내년 1월 중순쯤 치러질 예정이다. 이어 국민의힘을 향해 무공천 약속 이행을 요구했다.
이들은 “12.3 내란 사태 혼란 속에 거제시도 시장 재선거를 해야 하는 위기를 맞고 있다”며 “귀책사유가 있는 국민의힘은 당 대표가 공언한 대로 후보를 내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재선거는 여당 소속이던 박종우 전 시장이 공직선거법위반으로 당선 무효형이 확정되면서 치러진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지난 1월 “국민의힘 귀책(형사처벌이나 선거법 위반 등)으로 재·보궐이 이뤄진 경우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공언했었다.
한편 거제시선관위는 오는 20일부터 거제시장 재선거 예비후보 등록을 받는다. 이어 내년 3월 13‧14일 본 후보 등록에 이어 20일부터 선거운동을 시작해 28‧29일 사전투표를 한다. 당선인 임기는 2026년 6월 30일까지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