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 활용해 빈집 범죄 예방 나선 경찰
인체 움직임 감지로 알림 작동
부산 북부서 안태윤 경사 고안
금곡동 재개발 지역 시범 설치
“빈집 범죄를 막는 방법이 사실상 출입구 폐쇄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고서 다른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부산 북부경찰서에서 근무하는 안태윤 경사가 빈집 방범 시설물을 고안한 이유다. 안 경사는 빈집 출입구, 내부 등에 부착할 수 있는 방범 시설물에 대한 아이디어를 처음으로 제시했다.
해당 시설물은 동작 감지기와 통신 센서 등이 결합한 IoT(사물 인터넷) 장치로 빈집 주위에서 여러 차례 움직임이 감지되면 주변 경찰서에 이를 자동으로 신고한다. 북부경찰서는 금곡동 재개발 지역에 있는 빈집 2채에 침입 감지 방범 시설물인 IoT를 설치, 시범 운영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침입, 무단 거주 등 빈집 범죄 예방과 주민들 안전을 위해 치안 사각지대로 꼽히는 빈집을 실시간으로 관찰하기 위해서다.
북부경찰서 측은 경찰 인력만으로는 모든 빈집에 대한 안전 관리가 어렵기에 이번 IoT 시범 사업을 시행했다고 전했다. 통상 파출소 경찰 7명 정도가 관내 빈집 수십 채를 순찰하는데, 신고가 급증하는 야간에는 빈집 관리가 소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경찰이 현장에 있지 않더라도 실시간으로 침입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장치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loT 방범 시설물은 빈집 출입구, 집 내부 등에 설치돼 실시간으로 동작을 감지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북부경찰서 범죄예방대응과 박형규 경정은 “길고양이나 비둘기 같은 동물들로 인해 동작 감지기가 오작동하지 않도록 시설물 위치를 성인 허리 높이로 설치했다”며 “사람으로 추정되는 움직임이 3번 이상 감지되면 관내 파출소에 있는 컴퓨터로 알림이 가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안 경사는 치매 노인 배회를 감지하는 동작 감지기에서 영감을 받아 빈집 침입을 감지하는 방범 시설물을 떠올렸다고 전했다. 기존에 없는 방범 시설물인 탓에 개발까지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안 경사는 통신업체를 직접 만나 동작감기지와 통신센서가 결합한 장치 개발을 요청했다. 또한 북구에 있는 빈집 56채를 일일이 돌아보며 방범 시설물 부착 위치 등을 고민했다.
안 경사는 “과거 빈집이 범죄에 활용된 김길태 사건 등 선배들에게 빈집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적외선을 이용하는 방식 등 오작동을 줄이기 위한 고민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