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 협박' 3억 뜯은 유흥업소 실장 징역 3년 6개월
이 씨에게서 5000만원 뜯은 전직 영화배우는 징역 4년 2개월
유흥업소 여실장과 함께 배우 고 이선균 씨를 협박해 금품을 뜯은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이 지난해 12월 28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우 고(故) 이선균 씨를 협박해 금품을 뜯어낸 유흥업소 실장과 전직 영화배우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19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4단독 홍은숙 판사는 이날 선고 공판에서 공갈 등 혐의로 기소된 유흥업소 실장 A(30·여) 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홍 판사는 또 같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직 영화배우 B(29·여) 씨에게는 징역 4년 2개월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해 9월 이 씨에게 전화해 "휴대전화가 해킹돼 협박받고 있는데 입막음용으로 돈이 필요하다"며 3억원을 뜯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경찰 조사 결과 당시 A 씨를 협박한 해킹범은 평소 같은 아파트에 살며 친하게 지낸 B 씨로 드러났다. 검찰은 지난달 25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A 씨와 B 씨에게 각각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과거 사기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던 B 씨는 마약 등 전과 6범인 A 씨와 2017년 교도소에서 서로 처음 알게 됐다. 이후 두 사람은 2022년 9월부터는 그의 아파트 윗집에 살며 서로를 언니·동생으로 부르고 사소한 일상까지 모두 공유할 정도로 가깝게 지냈다. 당시 A 씨는 다른 유흥업소 종업원의 남자친구가 자신을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신고하려고 하자 1000만원을 건네 입막음하려 했다. B 씨는 A 씨가 필로폰을 투약한 정황뿐만 아니라 유흥업소에서 일하며 만든 유명인들과의 인맥도 알게 됐고, 자신도 A 씨에게서 돈을 뜯어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B 씨는 불법 유심칩을 이용해 해킹범 행세를 했고, 협박을 받은 A 씨는 이 씨에게 거액을 요구했다. 결국 이 씨는 지난해 9월 22일 급히 마련한 현금 3억원을 A 씨에게 건넸다. 그러나 A 씨는 현금 3억원을 혼자 챙겼고, 자신을 협박한 B 씨에게는 돈을 건네지 않았다. 그러자 B 씨는 지난해 10월 13일 이 씨 지인에게 "'A 씨에게 준 돈을 회수해서 2억원을 다시 들고 오라'고 배우(이 씨)한테 전하라"며 "저 마약사범(A 씨)을 구속할 건데 돈도 받아야겠다"고 이 씨 측을 직접 협박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이 씨에게 1억원을 요구한 B 씨는 결국 절반으로 요구액을 낮췄고, 지난해 10월 17일 서울 강남 음식점에서 5000만원을 건네받았다.
유흥업소 여실장과 함께 배우 고 이선균 씨를 협박해 금품을 뜯은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이 지난해 12월 28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홍 판사는 이날 재판에서 "A 씨가 피해자(이 씨)에게 요구할 금액을 스스로 3억원으로 정했다"며 "A 씨 주장대로 B 씨가 공갈을 지시하거나 '가스라이팅'(심리 지배)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A 씨의 범행으로 유명 배우였던 피해자는 두려움과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B 씨도 직접 피해자를 협박해 정신적 고통을 가중했다"고 설명했다. 홍 판사는 또 "피해자는 마약 수사 사실이 언론에 알려진 뒤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며 "또 다른 원인이 섞여 있더라도 피고인들의 공갈 범행이 피해자의 사망 원인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홍 판사는 "A 씨는 B 씨의 협박을 받은 피해자였고, 그 협박이 범행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며 "B 씨는 대체로 잘못을 인정하면서 반성했고 부양할 미성년 자녀가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A 씨는 필로폰이나 대마초를 3차례 투약하거나 피운 혐의로 지난해 먼저 구속 기소돼 지난 10월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