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또 탄핵… 여야정 협의체 유명무실
민주당, 한덕수 등 국무위원 탄핵 예고
26일 첫 회의 시작도 전에 좌초될 위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 속 여야가 혼란을 수습하기 위한 국정협의체를 출범했지만 잇따른 ‘탄핵 러시’에 시작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야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 카드를 뽑아 들면서 어렵게 출범한 여야정 국정협의체도 유명무실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6일 여야정 국정협의체 첫 회의가 열린다. 한 권한대행, 우원식 국회의장,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이 26일 한 권한대행 탄핵안 발의를 예고하면서 여야정 국정협의체는 시작부터 좌초될 위기다. 한 권한대행은 물론 민주당이 국무위원 5명에 대한 추가 탄핵을 벼르면서 첫 회의도 전에 여야 정국이 얼어붙는 모습이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탄핵안 발의와 관련해 “26일 본회의에서 헌법재판관 3인의 임명 동의가 이뤄졌을 때 즉시 임명하는 절차까지 지켜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임명을 거절하는 즉시 탄핵안을 발의하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여야가 연일 신경전을 벌이면서 26일 여야정 협의체에서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권한대행, 우 의장, 여야 지도부 등 ‘4두 체제’에서 한 축이라도 어긋나면 협의체 가동 의미는 크게 떨어진다. 당장 협의체에서 다룰 의제에 대한 설정도 이뤄지지 않아 이 같은 탄핵 공방은 더욱 악재가 될 전망이다.
여야정 협의체를 앞두고 여야는 치열한 여론 공방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이처럼 탄핵을 서두르는 이유는 단 한 가지, 이재명 대통령 만들기”라며 “민주당이 국무위원을 겁박하고 그 겁박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차례차례 탄핵시켜 나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만약 민주당이 한 권한대행 탄핵을 강행하면 이는 민주당에 의한 일당독재, 이재명의 유일 체제를 전면화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박 원내대표는 ‘내란’을 언급하며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을 경고하고 있다. 그는 “한 권한대행이 특검법을 공포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은 시간을 지연해 내란을 지속시키겠다는 것 외에 해석할 길이 없다”며 “26일이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다. 한 권한대행은 국민 명령을 받들어 내란 종결에 적극 협조하라”고 압박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